여의도는 지금 ‘EQ정치’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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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연 기자
수정 2005-11-08 00:00
입력 2005-11-08 00:00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원은 열흘에 한번 꼴로 이메일 뉴스레터인 ‘파랑새통신’을 발송한다. 정치현안에 대한 신 의원의 칼럼과 함께 네티즌의 감성(感性)을 자극하는 흥미로운 내용이 첨부된다. 지난 1일자에는 “신기남이 (태권도)도복을 국회에 둔 이유는?”이라는 배너가 붙었다. 호기심에 배너를 클릭하면 신 의원의 블로그로 바로 연결된다. 도복을 갖춰 입은 신 의원의 사진 밑에는 “제가 공인 3단이라는 것은 아시는지…여차하면 도복 입고 …”라고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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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임태희 의원은 가까운 지인이나 취재진에게 2∼3일에 한 번씩 이메일을 보낸다. 누가 보냈는지 짐작조차 하기 힘든 유머, 엽기시리즈부터 가슴뭉클한 시 구절까지 담긴다.‘생뚱맞게’ 보낸다 하여 ‘생뚱메일’로 불리는 이 뉴스레터를 당 안팎에서는 ‘히트상품’이라고 평가한다. 네티즌의 감성을 파고든 전략이 제대로 먹혀들었다는 것이다.

삭막하기만 했던 여의도 정치판에 이처럼 요즘 ‘EQ(감성지수) 정치’ 바람이 불고 있다.50대 국회의원도 젊은 유권자와 소통하고 싶다면 당연히 ‘싸이질’을 해야 하는 시대.

이른바 유비쿼터스 시대의 의원들은 e의정보고서, 간단한 동정을 홍보할 때도 네티즌의 감성에 접근하고 있다.

잔뜩 자랑만 늘어놓은 의정보고서, 정색하고 찍은 동정·행사 사진 만으로는 젊은 유권자의 마음을 얻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열린우리당 백원우 의원이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직접 퍼온 플래시 애니메이션을 첨부한 이메일을 발송한 것도, 한나라당 이성권 의원이 돌이 안 지난 딸을 다정스럽게 안은 사진을 첨부해 뉴스레터를 발송하는 것도 다 같은 이유다. 특히 감성적인 뉴스레터는 의원 홈페이지 페이지뷰 숫자를 ‘기적적으로’ 늘릴 수 있다는 체험담이 여의도에 퍼지면서 의원들은 최근 들어 앞다퉈 EQ가 높은 뉴스레터 경쟁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파랑새통신의 신 의원측은 “뉴스레터를 발송하면 3일 동안은 홈페이지와 블로그 방문자 숫자가 갑자기 35%가량 증가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치가 너무 이미지 중심으로만 흐른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콘텐츠 없이 겉포장에만 치중하는 게 아닌가하는 시각이다. 그러나 정치 컨설팅 그룹 MIN의 박성민 대표는 “대중은 누가 어떤 법률을 통과시켰고, 출석률은 어떤지 별 관심이 없다.”면서 “일방적인 홍보, 문자메시나 보내고 마는 기존 방식보다 대중이 원하는 바에 직접 다가간다는 점에서 오히려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2005-11-0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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