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금리 당분간 동결 ‘무게’
김성수 기자
수정 2005-11-03 00:00
입력 2005-11-03 00:00
오는 10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를 앞두고 콜금리 인상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일(한국시간) 정책금리인 기준금리를 4.0%로 0.25%포인트 올린 게 계기가 됐다. 미국의 정책금리는 지난 2001년 6월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게 됐다.
한국도 지난달 콜금리를 올려 한·미 양국간 정책금리 차이는 0.25%포인트까지 근접했지만, 미국이 이날 또 정책금리를 올리면서 0.50%포인트로 차이가 다시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경우 10월에 이미 한 차례 콜금리를 올렸기 때문에 이달에는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하지만 정책금리 차이가 더 커지면서 생길 수 있는 자본유출 가능성에는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자본유출 현실화하나?
현재 한·미간 정책금리 차이 정도로는 자본유출 우려는 성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적어도 1%포인트는 차이가 나야 환차손과 자본이동에 따른 비용 등을 감안해 자본이 움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제는 미국이 앞으로도 한동안은 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데 있다. 앨런 그린스펀 FRB의장이 물러나기 전까지 다음달과 내년 1월 두 차례 모두 0.25%포인트를 올리고, 우리는 ‘동결’을 지속한다고 가정하면 한·미간 정책금리는 1%포인트까지 벌어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미국 등 해외자본시장에서의 주식·채권 투자를 위해 돈이 대거 움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이를 사전에 막기 위해서라도 우리나라도 연내 최소 한 차례 정도는 올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물론 반대의견도 만만치는 않다.
정책금리를 결정하는 가장 큰 변수는 경기회복과 물가상승 압력이며, 한·미 정책금리 차이는 큰 변수가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더구나 정책금리는 미국이 높지만, 시장금리는 여전히 한국이 미국보다 높기 때문에 자본유출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낮은 게 사실이다.
●미국과 경제상황 달라
미국과 정책금리 차이가 다시 벌어졌지만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미 이번 달 FRB의 정책금리 인상은 충분히 예견된 소재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미국과 경제상황도 다른 만큼 굳이 정책금리를 따라 올릴 필요가 없다고 지적한다.
우선 미국은 물가상승률이 20여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는 등 금리를 올려서 인플레를 잡을 필요가 있지만, 한국은 물가불안 요인이 없는 데다 경기회복 여부도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내년 상반기 이후에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갈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 벤 버냉키 차기 FRB 의장은 물가상승 목표를 정한 뒤 대응할 것으로 보여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강행했던 그린스펀과는 사뭇 다른 금리정책을 펴나갈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여전히 ‘동결’ 쪽에 무게
이 때문에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는 금리인상을 두달 내리 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시장에서는 11,12월은 ‘동결’로 가고, 내년 2월 초쯤 한 차례 0.25%포인트 추가 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그럴듯하게 퍼지고 있다.
90년대 후반 이후 연말 특히 12월에는 정책금리 조정이 거의 없었다는 통계도 이를 방증한다. 삼성경제연구소 전효찬 연구원은 “시장금리가 역전되면 자본유출을 우려해야 하지만 지금은 그럴 상황은 아니다.”면서 “10월에 금리를 올렸던 만큼 이번달과 다음달까지는 조금 더 두고 보다 내년 초쯤 추가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조영무 선임연구원은 “금리인상은 자동차로 따지면 브레이크를 밟는 것으로 물가상승 우려가 있는 미국과 달리 이제 움직이는 우리나라가 잇따라 브레이크를 밟으면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크다.”면서 “8·31 대책의 효과 등도 두고 봐야 하는 만큼 연내 추가 금리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2005-11-03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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