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재선거 3題] ‘단기필마’ 홍사덕, 지고도 이긴 선거
수정 2005-10-27 00:00
입력 2005-10-27 00:00
경기 광주에서 나타난 선거 결과의 한 단면이다. 무소속 홍사덕 후보는 ‘혈혈단신’으로 눈부신 선전을 펼쳤다는 평가다. 아무런 연고 없는 지역에서 거둔 ‘유의미’한 득표에 높은 점수가 매겨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당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한 그의 기세를 잡기 위해 선거 초반 “홍 후보를 도우면 출당시키겠다.”거나 “홍 후보가 이겨도 복당시키지 않겠다.” “홍 후보는 선거홍보물을 한나라당 것처럼 만들지 말라.”며 ‘신경질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나라당으로서는 홍 후보가 이긴다면 ‘잘못된 공천’ 논란으로 내홍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 때문이기도 했다. 특히 이곳 선거전은 40년 지기로 알려진 한나라당 김덕룡 의원과 홍 후보간 감정싸움 양상으로 변질되기도 했다.
김 의원이 자신의 보좌관 출신인 정진섭 후보를 지원한 탓에 선거 종반,40년 우정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때문에 홍 후보는 김 의원은 물론 자신이 몸담았던, 그리고 당선되면 다시 몸담겠다고 다짐한 한나라당 지도부와 물러설 수 없는 자존심 대결을 펼쳤다. 홍 후보는 물론 정 후보도 이날 투표 종료 전에 언론사에 당선 소감과 인터뷰 자료를 e메일로 보내며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한편 광주 선거구를 둘러싸고 묘하게 진행돼 온 한나라당 내 ‘탄핵 논란’은 끝내 정리가 되지 않은 형국이다.‘탄핵 심판’을 주요 이슈로 들고 나왔던 홍 후보는 나름대로 체면치레를 한 것으로 여겨진다.‘패배하면 정치적 매장’이란 얘기까지 들었던 홍 후보에게는 재기의 여지를 남겨놓았다. 반면 홍 후보를 ‘탄핵의 주역’이라며 공천에서 배제했던 한나라당으로서는 홍 후보에 대한 유권자의 지지에 주석을 달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2005-10-2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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