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는 성장… 실질소득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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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기자
수정 2005-10-26 00:00
입력 2005-10-26 00:00
‘4%대의 경제성장률에 0%대의 소득증가율.’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년동기 대비)은 4.4%다. 반면 국내총소득(GDI) 증가율은 0.2%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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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경제는 당초 전망치(4.5% 안팎)를 그런대로 유지하며 꾸준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소득은 ‘제자리걸음’을 하는 셈이다.

경기가 바닥을 치고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민들의 체감경기가 개선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3분기 들어 설비투자가 다소 부진하기는 하지만 민간소비가 살아나고,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우리 경제는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대로라면 올 하반기 4.5%, 연간 3.8%라는 경제성장 목표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낙관적인 경기전망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실생활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소비가 살아났다고는 하지만 대형 TV가 많이 팔린 데서 알 수 있듯 고소득 계층의 활발한 구매에 영향을 받는 등 소비의 양극화 현상은 여전히 심각하다. 더구나 나라 전체로 보면 부(富)가 늘었을지 모르지만, 개인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소득은 늘어난 게 거의 없다.

경제성장률과 소득증가율의 괴리 커져

올들어 교역조건이 나빠지면서 무역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게 소득이 제로성장을 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이다. 유가가 기록적인 고공행진을 지속했고, 반도체·휴대전화 등 정보기술(IT) 분야 제품의 수출가격이 크게 떨어진 데 영향을 받았다.

이에 따라 올 3분기 무역손실은 12조 6087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미 각각 10조원대의 손실을 낸 1,2분기까지 합치면 올해만 벌써 33조원이 넘는 무역손실을 냈다. 지난해 전체 손실액(24조원)보다도 벌써 9조원이나 많아졌다.

무역손실로 실질소득 증가율은 0%대의 성장을 하는 데 그쳤고, 이는 체감경기의 악화로 이어졌다.

올 1∼3분기 평균 경제성장률은 3.5%였지만, 소득증가율은 0.3%에 그쳤다. 더구나 3분기에 소비가 4% 증가했지만, 소득이 제로성장을 했다는 것은 저축을 줄이거나 빚을 내서 소비를 했다는 해석도 나올 수 있다.

본격적인 경기회복 아니다

전문가들은 올 1∼2분기를 지나면서 경기가 저점을 통과해 확장국면에 진입했다는 데는 동의했지만, 바람직한 경기순환 구도를 보이지는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설비투자의 회복이 관건인데 현재의 4%대 증가율로는 부족하다는 얘기다.

금융연구원 박종규 박사는 “2분기부터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본격적인 경기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소비가 4%대의 증가를 보였다면 설비투자는 10% 가깝게 늘면서 소득증가율도 3%대에서 움직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LG 경제연구원 신민영 연구원은 “2분기에 저점은 통과한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 성장률과 소득증가율 격차가 가장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내년의 성장률은 4.5∼4.6%, 소득 증가율은 이보다 1%포인트 정도 낮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2005-10-26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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