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vs 신한지주…LG카드 인수 격돌
이창구 기자
수정 2005-10-17 08:25
입력 2005-10-17 00:00
우리금융은 미국의 CSFB와 자회사인 우리투자증권 등 2곳과 자문사 계약을 맺었고, 신한지주는 UBS를 자문사로 선정했다. 자문사는 LG카드의 가치와 인수가격을 실사하고, 자금 조달 방법을 개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두 금융지주사가 사실상 인수 작업을 시작한 셈이다.
실제로 우리금융 황영기 회장과 신한지주 이인호 사장은 최근 잇따라 LG카드 인수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특히 신한카드 홍성균 사장이 최근 나응찬 신한지주 회장을 만나 인수의 필요성을 역설한 뒤부터 미온적이었던 신한지주 분위기가 ‘적극 인수’로 바뀌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LG카드는 950만명의 유효회원을 보유하고 있어 인수에 성공하면 한꺼번에 950만명에게 접근할 수 있게 된다. 다달이 결제가 발생하고, 소비 패턴까지 훤히 드러나는 카드의 특성상 이들 중 상당수가 은행의 주거래 고객이 될 가능성이 크다. 카드고객들에게 다양한 상품을 팔 수도 있다.
신한지주의 경우 신한카드와 조흥은행 카드부문이 합쳐지면 6∼8% 수준의 카드시장 점유율을 점하게 되고,LG카드까지 인수하면 단번에 시장의 최강자로 떠오른다. 신한·조흥의 통합으로 은행 규모에서 2위 자리를 내줘야할 상황인 우리금융은 LG카드까지 신한에 빼앗기면 국민은행과 신한금융이 벌이는 수위 다툼을 지켜봐야 하는 처지로 전락한다.
그러나 LG카드의 몸값이 너무 올라 인수가 쉽지만은 않다. 현재 주가로 계산하더라도 LG카드의 시가 총액은 5조 3000억원에 이른다. 신한지주는 신한·조흥은행의 통합이라는 현안을 눈앞에 두고 있어 또 다른 인수 및 합병(M&A)를 벌일 시간적 여유와 자금이 부족하다. 우리금융 역시 민영화를 추진해야 하는데다 대주주인 정부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수동적인 입장이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두 지주사의 ‘진짜 의도’가 상대방이 쉽게 인수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데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경쟁자가 인수했을 때 우리에게 미칠 악영향까지 따져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지주 관계자 역시 “최선은 인수전 승리이지만 차선은 지더라도 상대방에게 큰 타격을 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2005-10-1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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