儒林(450)-제4부 百花齊放 제2장 性善說(26)
수정 2005-10-11 00:00
입력 2005-10-11 00:00
제2장 性善說(26)
열자의 ‘설부편(說符篇)’에는 이러한 양자의 사상가로서의 고뇌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어느 날 양자가 사는 이웃집의 양 한 마리가 달아났다. 그래서 그 이웃 사람은 자기 집 사람들을 다 동원하여 양을 찾으러 나서도록 한 후 양주에게도 찾아와 사람을 보내달라고 도움을 청하였다. 그러자 양주는 이렇게 물었다.
“허허, 양 한 마리를 찾는데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필요하단 말이오. 도대체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이웃 사람이 대답하였다.
“양이 갈림길이 많은 길 쪽으로 달아났기 때문입니다.”
이 말을 들은 양자는 갑자기 근심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하루종일 말도 하지 않고 웃지도 않았다. 이때 제자 맹손양(孟孫陽)이 여쭈었다.
“선생님, 양 한 마리는 그렇게 중요한 물건이 아닙니다. 또 선생님 소유의 양을 잃어버린 것도 아닌데 어찌 말도 않으시고 웃지도 않으십니까.”
하지만 양자는 여전히 가만히 있을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맹손양은 자신의 선배인 심도자(心都子)를 찾아가 앞서 있었던 일을 말하자 역시 궁금해진 심도자는 맹손양과 함께 다시 양자를 찾아와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하며 자문을 하였다.
“선생님, 옛날에 삼형제가 제나라와 노나라에 유학 가서 같은 스승을 모시고 유가의 도를 배우고 돌아왔습니다. 아들들이 돌아오자 그 아버지는 ‘너희들이 배운 것이 무엇이냐.’하고 물었습니다. 그때 삼형제는 ‘인의에 대해서 배웠습니다.’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이 말을 들은 아버지가 다시 물었습니다.‘그러면 도대체 무엇이 인의인가.’ 아버지의 질문에 큰아들은 ‘자기 몸을 아끼고 명예를 뒤로 돌리는 것’이라고 대답했고, 둘째아들은 ‘자기 몸을 죽여서 명예를 이루는 것’이라고 했으며, 셋째아들은 ‘자기의 몸과 명예를 다 보전하는 것’이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이처럼 세 사람의 대답은 각각 다르지만 모두 한 유가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렇다면 누가 옳고, 누가 그른 것입니까.”
제자 심도자의 질문을 받은 양자는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옛날 바닷가에 사는 어떤 어부가 자맥질을 잘해서 많은 이익을 얻었다. 즉 바다 속으로 들어가 자맥질을 하여서 온갖 고기와 보물을 얻어 큰부자가 되었던 것이다. 그러자 그에게 자맥질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어 떼를 이루었다. 하지만 그 사람 중 태반이 자맥질을 배우다가 물에 빠져 죽었다. 그러면 내가 묻겠다.”
양자는 심도자에게 물었다.
“그 사람들은 도대체 무엇을 배우기 위해서 그 어부를 찾아간 것이냐. 물에 빠져 죽는 것을 배우기 위함이었더냐. 아니면 자맥질하는 법을 배워 바다 속에 들어 있는 온갖 보물을 꺼내기 위함이었더냐.”
스승의 질문에 심도자가 대답하였다.
“그야 물론 자맥질을 배워 바다 속에 들어 있는 온갖 보물을 꺼내기 위함이었겠지요.”
2005-10-11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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