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필립스LCD 강령은 ‘조용과 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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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두 기자
수정 2005-09-23 00:00
입력 2005-09-23 00:00
‘나서지 말라(?)’

올해 LG필립스LCD의 최고경영자(CEO)와 임직원의 행동 강령은 ‘조용과 얌전’인 것 같다. 돌출 발언과 튀는 행동은 아예 해사 행위로 간주되는 분위기다. 지난해까지 CEO를 비롯해 사사건건 삼성전자와 부딪쳤던 것에 견줘 180도 달라진 행보다. 대신 ‘확실히 1등 합시다.’로 나타나는 내실 다지기가 눈에 띈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1등 실력을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지난해 보여준 겉 멋이 쏙 들어갔다는 평이다.

이는 LG필립스LCD가 지난달 18일로 LCD(액정표시장치) 첫 제품을 출하한 지 10주년이라는 큰 일을 맞았지만 당시 회사 차원의 공식 행사가 없었던 점에서도 잘 드러난다. 겉만 번지르르하고 ‘자화자찬’식의 행사는 피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세계 LCD 1위를 지킬 수 있도록 분발하자.”는 구본준 부회장의 당부로 10주년 행사를 대신했다고 한다.

그러나 LG필립스LCD의 이같은 침묵과 얌전은 경영진의 ‘1등 오기’ 보다 일종의 함구령으로 해석하는 이도 적지 않다. 구 부회장이 지난해 11월 연세대 강연에서 ‘마누라와 애인’을 예로 들며, 삼성전자와 소니를 싸잡아 비난한 이후 LG필립스LCD의 행보가 급격히 바뀌었기 때문이다. 구 부회장은 ‘독설’ 이후 형님인 구본무 LG 회장으로부터 적지 않은 꾸중을 들었다. 이전까지 구 회장은 구 부회장에게 대놓고 화를 낸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부회장은 이달 초에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영상·가전 전시회인 ‘IFA 2005’에서도 언론 접촉을 극구 회피했다는 후문이다.

최고경영자인 구 부회장이 이렇게 스스로 ‘입’을 닫자,CFO(재무담당최고책임자)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과 임직원들도 자연스럽게 입을 봉했다.‘나서지 말라.’는 묵계가 형성된 것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2005-09-2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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