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송민순·北김계관 얼굴 붉혔던 순간들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김수정 기자
수정 2005-09-23 07:10
입력 2005-09-23 00:00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6·17면담,8·15 민족 통일대축전 등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무르익은 가운데 진행됐던 4차 6자회담 2단계회의이지만 남북이 서로 얼굴을 붉히기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3일부터 19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열린 6자회담은 9·19 공동성명을 내기 직전까지 경수로 제공 문구를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휴회 또는 결렬이 될 수도 있다는 비관론이 나오던 16일 전후 각국 대표들의 신경이 곤두설 대로 곤두선 상황. 전체회의에서 우리측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무의식 중에 “북한은…”이라고 발언했고,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얼굴을 붉히며 “우리 국명은 북한이 아니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입니다.”고 발끈했던 것. 이에 따라 회의장 분위기가 썰렁해졌다는 후문이다.

지난 2000년 6·15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한은 서로에 대해 각각, 북측·남측으로 부르며 상대방을 존중하고 있다. 이전에는 각 측의 용어대로 ‘북한’,‘남조선’이라고 불렀다.

이 밖에도 우리 정부는 북측의 결단을 촉구하기 위해 커튼 뒤에서 북측 입장을 존중하면서도 어르고 달래기를 해왔다. 한 소식통은 지난 17일 저녁 다이빙궈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 주최로 달맞이 만찬을 할 때의 일화를 소개했다. 그때 우리 송 차관보는 김계관 부상에게 멀리 있는 미국의 힐 대표를 가리키며 “합리적이고 적극적인 힐을 도와줘야 한다. 힐이 있을 때 합의문을 내고 북·미관계정상화까지 가야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합의가 안되면 뉴욕으로 갈 수도 있다.”며 설득했다는 것이다.



뉴욕은 유엔본부가 있는 곳으로, 북핵 문제의 유엔 안보리 상정을 의미한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은 항상 경청했다.”면서 과거 남북관계에선 이같은 허심탄회한 대화는 있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2005-09-23 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