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6자회담 타결] 반세기 정전협정 → 평화협정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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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연 기자
수정 2005-09-20 00:00
입력 2005-09-20 00:00
|베이징 김상연특파원|19일 6자회담 공동성명 항목 가운데 핵 이슈에 가려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의미가 큰 내용이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 추진을 명시한 것이다. 공동성명 4항은 ‘직접 관련 당사국들은 적절한 별도의 포럼에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가질 것’이라고만 서술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이란 1953년 유엔군과 북한·중국군 사이에 체결돼 반세기 동안 유지되고 있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말 그대로 ‘언제든 전쟁이 가능한’ 상태를 ‘완전한 평화상태’로 전환한다는 뜻이 된다.

평화체제는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침공 위협을 벗어나야 한다며 줄곧 주장해온 ‘숙원사업’이다. 북한으로서는 안보를 위한 궁극적 목표가 바로 평화체제 구축인 셈이다. 평화체제가 되어야 김정일체제의 안전을 법적·제도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평화체제 논의는 그동안 미국이 거부반응을 보여 진척되지 못했지만 최근엔 기류가 바뀌고 있다.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만 고집하던 태도를 버리고 남한을 포함한 다자간 협상도 가능하다는 자세 변화를 보인 때문이다. 이와 함께 ‘주한미군 철수’를 평화체제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던 주장을 북한이 철회한 것도 분위기 변화에 일조했다.

공동성명에 따라 구성될 포럼엔 한국을 비롯, 정전협정 서명 주체인 북한, 미국, 중국 등 4자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일본과 러시아가 6자회담 참여 지분을 명분으로 참여를 강력히 요구할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당사자 원칙’에 입각해 우리가 평화체제 구축 논의에 주도권을 적극 행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정부는 남북한 사이에 평화체제 구축 방안을 이끌어내고 주변국이 이를 보증하는 방식을 가장 선호하고 있으나 북한은 미국과의 직거래를 바라고 있어 우리와는 입장을 달리 한다. 북측은 내부적으로 ‘북·미 평화협정안’을 채택한 다음 주변국의 보증을 받는 방식을 여전히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남측의 적극성에 얼마나 호응할지는 미지수라는 얘기다.

앞으로 평화체제 논의는 공동성명의 분야별 과제를 단계별로 실천하는 문제와 평행해 별도의 포럼을 통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평화체제 구축 시기는 핵 문제가 사실상 해소되는 시점이 될 전망이다.

carlos@seoul.co.kr

2005-09-2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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