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 대북사업 포기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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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길상 기자
수정 2005-09-13 08:02
입력 2005-09-13 00:00
김윤규 현대아산 부회장의 퇴진과 북측의 ‘딴죽걸기’로 대북사업이 위기에 몰린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강수를 두며 정면돌파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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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현대회장
현정은 현대회장
김 부회장의 ‘문제’를 강하게 비판함으로써 그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을 차단하고 최악의 경우 대북사업을 접을 수도 있다는 의지를 표명하면서 북측을 압박했다. 북측은 이미 김 부회장 사퇴를 이유로 금강산관광을 축소한 뒤 개성관광, 백두산관광 협상 과정에서도 비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현 회장은 12일 현대그룹 홈페이지에 올린 ‘국민여러분께 올리는 글’을 통해 “오랜 세월을 현대그룹에 몸담았고,16년간 대북사업을 보필했던 사람(김 부회장)을 생살을 도려내는 아픔으로 물러나게 했다.”면서 “이는 일각에서 이야기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에서 생긴 오만한 자신감이나 우쭐대는 경박함이 아니라 대북사업의 미래를 위한 ‘읍참마속’의 결단이었다.”고 설명했다.

현 회장은 김 부회장에 대해 “일일이 언급하기도 싫은 비리 내용은 개인의 부정함을 떠나 기업 전체의 정직함에 치명적 결함이 된다.”면서 “지위를 이용, 사리사욕하는 경영인은 자신의 도덕적 해이가 기업과 사회에 얼마나 독이 되는지 모른다.”고 비판했다. 현 회장은 “국민들이 비리 경영인의 인사조치가 잘못된 것이라고 한다면 비굴한 이익보다 정직한 양심을 택하겠다.”는 말로 김 부회장의 ‘사면’은 있을 수 없다는 의지를 밝혔다.

“대북사업을 하느냐 하지 말아야 하느냐의 기로에 선 듯하지만 혼자서는 결정할 수 없는 문제”라는 말에서는 최악의 경우 대북사업 중단 의지도 읽혀졌다. 현 회장은 “지난 금강산 방문 때 핸드백까지 열어보이는 모욕을 당했지만 고 정몽헌 회장은 목숨과도 맞바꿨는데 이 정도 모욕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다짐했다.”면서 “남북한 경제협력은 상호간의 정직한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하며 북한 당국도 현대아산 임직원의 정직한 열정을 믿어달라.”고 당부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2005-09-1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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