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올리고 車값 올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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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길상 기자
수정 2005-09-13 00:00
입력 2005-09-13 00:00
내수침체와 수출환경 악화 등으로 자동차업계의 경영이 악화됐음에도 임금은 나날이 치솟고 있다. 노조가 파업으로 파격적인 임금인상을 끌어낸 탓도 있지만 파업이 두려워 일찌감치 높은 수준의 임금 인상을 약속한 업체도 적지 않다. 경영악화에 임금인상이 겹치면서 차값이 오르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1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자동차를 제외한 국내 완성차 4사의 올 평균 임금인상률(기본급 기준, 기아자동차는 사측안 기준)은 6.28%로 예상 물가상승률(3%이내)이나 경영인총연합회의 임금 가이드라인(1000명 이상 사업장 동결)을 훌쩍 뛰어 넘었다.200만원이 넘는 ‘격려금’을 고려하면 실질 임금상승률은 이보다 훨씬 높다. 반면 지난해 10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둔 삼성전자의 임금은 3% 인상에 그쳤다. 삼성전자의 경우 성과배분(PS) 비중이 크지만 이는 철저히 경영실적과 연동된다.

11일째 파업이 계속되고 있는 기아자동차는 노조에 기본급 8만 3600원(6.5%) 인상에 성과급 300%, 격려금 200만원 등의 협상안을 제시했다. 이는 지난 8일 타결된 현대자동차 임금인상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노조는 아직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기아차는 사측안이 현대차보다 기본급이 5400원 적지만 기아차만 적용하고 있는 퇴직금 누진제 등을 감안하면 현대차와 동일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기아차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현대차의 19분의1에 불과하다.

이에 앞서 현대차는 기본급 8만 9000원(6.9%) 인상과 성과급 300%, 격려금 200만원, 명절귀향비 100만원 인상 등으로 노사협상을 마무리지었다. 현대차의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33%나 줄어들었고 기아차는 상반기 영업이익이 409억원(이익률 0.5%)에 불과한 상황에서 6%가 넘는 임금인상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비록 무분규 타결로 끝났지만 GM대우자동차도 회사 경영에 비해 지나치게 임금을 인상했다는 지적이다.GM대우는 지난해 3961억원의 영업손실과 172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임금상승률이 현대·기아차보다 높았다.

GM대우는 기본급 8만 5000원(6.77%) 인상에 타결 일시금 150만원, 격려금 100만원 등을 지급키로 했다. 동종사 임금격차 6만 2310원(기본급 대비 4.96%)도 내년 4월부터 인상해 주기로 했다.

파업직전에 임금협상을 마무리지은 쌍용자동차는 기본급 5만 9000원(4.94%) 인상, 격려금 150만원, 성과금 100만원 등으로 동종업계에 비해 인상률이 낮았지만 회사의 경영상황을 고려하면 결코 낮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쌍용차의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대비 9.9% 감소했고 영업손실 333억원, 순손실 685억원 등 손익은 4년 만에 적자로 전환됐다. 사정이 이런데도 노조가 기본급 11만 9326원 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결의, 일부 출고차질이 빚어지자 사측이 협상을 서둘렀다는 후문이다.

노조가 없는 르노삼성의 경우 지난해는 임금이 동결되다시피 했지만 올해는 업계 평균 수준의 임금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2005-09-1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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