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층 친일조상 변호는 책임회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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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석 기자
수정 2005-09-09 07:15
입력 2005-09-09 00:00
“저의 조상들 때문에 고통받았을 시민들에게 진심으로 공개 사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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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언론 왜곡보도 보며 가슴 답답해져”

민족문제연구소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친일 인명사전 수록자 명단’을 놓고 각계각층의 지지와 비난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친일인사의 후손인 20대 재미교포가 조상의 행적을 사죄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 왔다.

편지를 발송한 주인공은 미국에서 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한진규(23)씨로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사 명단에 든 한용수·한창수·한상용의 후손이다.

한씨는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으며 이중국적자이면서도 군 입대 때문에 고민하는 평범한 대학생”이라고 자기를 소개한 뒤 “친일명단 발표 후 며칠동안 고민하다 일부 언론의 왜곡보도를 보며 답답한 심정에 편지를 띄운다.”고 운을 뗐다.

“후손에 바른 지침 주는 것은 현시대의 책임”

그는 “가족이 일제시대에 높은 관직들을 두루 거쳤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친일행위에 대해 피해갈 수 없다고 생각해 왔다.”며 “저의 조상분들 때문에 고통받았을 시민들에게 진심으로 공개 사죄를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가장 가슴 아픈 부분은 ‘친일인사 명단’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 기득권층의 시선”이라며 “기득권층의 조상 변호는 한국사회의 책임회피 의식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편지 말미에 “친일문제는 자기 조상이 해당되지 않는다고 벗어날 수 없는 문제”라며 “후손에게 바른 지침을 주는 것은 현 시대를 살고 있는 한국시민 모두의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2005-09-0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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