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고누놀이/박홍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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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기 기자
수정 2005-09-01 07:51
입력 2005-09-01 00:00
초등학교 3학년인 석준이는 개학하자마자 ‘고누놀이’ 숙제를 해야 했다. 석준이 말로는 놀이방법을 익혀 친구들과 함께 놀아야 한다는 것이다. 놀기 위해 노는 방법을 알아야 하는 ‘재미있는’ 숙제이다.“아빠, 어릴 때 고누놀이해 봤어요.”라고 물었을 때 “뭐, 고누놀이, 글쎄….’라며 머뭇거렸다. 생소한 놀이로 들렸기 때문이다.

석준이는 인터넷을 검색해 뽑은 자료를 내밀었다.‘고누놀이, 오래 전부터 서민층에 널리 퍼진 전통놀이. 지방에 따라 꼬니, 고니, 꼰, 등으로 부른다. 한자로는 지기(地碁), 땅에 그려 노는 바둑의 의미이다. 작은 돌을 말 삼아 상대편의 말을 따내거나 땅을 차지하거나 또는 움직이지 못하게 해도 이긴다. 호박, 밭, 사발 등 생활과 밀접한 이름을 딴 만큼 종류도 다양하다.’



자료를 보니 알 것 같았다.“아, 이거.” 명칭은 몰랐지만 별다른 놀잇감이 없던 시절 마당에서 자치기, 땅따먹기와 함께 자주하던 그 놀이였다. 곧바로 땅 대신 흰 종이에 말판을 그린 뒤 기억을 더듬으면서 석준이와 고누놀이를 했다. 잠시나마 잊었던 시절로 돌아갔다. 무엇보다 컴퓨터 게임에 익숙한 학생들에게 전통놀이를 가르치려는 선생님이 고맙기만 하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2005-09-0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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