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장군 1호 양승숙 예비역 준장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김준석 기자
수정 2005-08-31 00:00
입력 2005-08-31 00:00

“여군 육아 부담스러워 독신 많아 국가적 지원·인력 충원이 급선무”

“결혼에 이어 임신까지 했다고 모두들 어린아이 보듯 안쓰러운 눈빛들을 보내더군요. 그때는 그만큼 여성으로서 살아가기가 힘겨웠지요.”

우리나라 여성장군 1호 양승숙(56) 예비역 준장은 30년 전 상황을 이렇게 회상했다. 군대에서 여성의 결혼이나 출산이 사실상 불가능했던 때였지만 양씨의 간호병과는 유일하게 여기에서 자유로웠다. 하지만 제도적으로만 그렇다는 얘기고 1973년 임관 뒤 74년 결혼,75년 출산과 육아 등을 거치는 과정은 단계마다 고난의 연속이었다.

그는 “임신, 육아에 대한 지원이 빈약하다 보니 결혼하는 사람들이 적었고, 결혼하는 사람이 적다 보니 지원이 더 빈약해지는 악순환이 이어졌다.”면서 “소령, 중령 같은 꽤 높은 계급의 여군들 중에서도 결혼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양씨의 경우 임신했을 때에도 하루 3교대의 과중한 업무가 계속됐다. 양씨는 “임신 중이었지만 나를 대신할 사람이 없어 환자 간호를 소홀히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양씨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간호사관학교 교장 재직때 매년 정기적으로 행해지는 체력측정에서 임신한 여군은 제외시키는 규정을 도입하기 위해 애썼다.

그는 임신과 출산, 육아는 모든 직장여성들의 문제이니만큼 군같이 특수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법적 지원 근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1년6개월에서 2년마다 이동해서 근무했던 자신의 기억을 떠올리며 육아정책 확립이 시급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양씨는 “첫 아이를 낳았을 때 아이를 키우는 것을 감당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면서 “아이 돌보는 사람을 둘 수밖에 없었고 어쩌다가 하루 이틀 아이를 데리고 출근하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대부분 여군들은 육아에 대해 신경을 쓸 수 없기 때문에 시댁과 친정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육아가 부담스러워 아이를 낳지 않는 사람도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기에 다시 한번 육아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양씨의 주장이다.

그는 여군의 임신과 출산, 육아 정책을 수립할 때 가장 먼저 실행되어야 할 것으로 인력의 확충을 꼽았다. 임신과 출산, 육아의 기간 동안 업무를 대신할 충분한 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임신 등 공백기간 동안 풍부한 대체 인력이 존재하는 일반 직장에 비해 군은 인력공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힘들다.



양씨는 “필요한 인력보다 조금 넘는 인력을 확보하지 않는다면 여군들에게 임신, 육아정책 지원은 공염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씨는 “여군의 복지 등 여성 근로자들의 권익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2005-08-31 2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