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자금 조사 반대’ 공방
이종수 기자
수정 2005-08-26 07:25
입력 2005-08-26 00:00
●X파일 공대위 “수사중단 지시” 반발
한나라당은 ‘월권’‘선별적 과거사 정리’라고 비난했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과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가 구성한 ‘X파일 공대위’는 ‘사실상의 수사 중단 지시’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여권은 ‘적절한 입장 표명’이라고 맞서며 공방을 벌였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이날 상임운영위에서 “어떤 사안에 따라서 ‘수사해라.’‘수사하지 마라.’고 하는 것은 대통령 권한 밖의 일”이라며 “한나라당은 97년 대선과 관련,‘세풍’이다 ‘안풍’이다 해서 수사를 받았고 천안연수원도 헌납했는데 대통령은 마치 한나라당이 아직도 잘못이 많이 있는데 덮어주고 마치 온정을 베푸는 것과 같이 오도하는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강재섭 원내대표도 “대통령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것은 철저히 파헤치고 자신들에게 불리한 것은 덮는 식으로 과거사를 선별적으로 정리하려고 한다.”고 꼬집었다.‘X파일 공대위’도 논평에서 “대통령 발언은 97년 불법 대선자금 제공 등 삼성의 불법 뇌물공여 사건을 엄정수사하라는 국민의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한 것”이라며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사실상 수사 중단을 지시한 것은 검찰의 정치적 독립을 훼손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文의장 “野 과거사규명 반대하더니…”
이에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은 “대통령이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자고 할 때는 ‘민생을 먼저 생각하라.’고 비난하던 한나라당이 이제 미래를 생각하자고 하니까 과거사 문제를 내세워 발목을 잡는 ‘청개구리 발상’을 한다.”고 반박했다.
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도 “대통령 발언은 검찰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게 아니다.”며 “핵심 취지는 과거사 진상 규명이 누구를 혼내거나 보복하려는 게 아니라 미래에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라는 점을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선은 국회에서도 형성됐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대통령의 발언은 검찰에 대한 명백한 수사 지휘”라며 “지난 97년 김대중·이회창 대선 후보에 대해 수사해서는 안 된다는 식으로 얘기한 것”이라고 추궁했다.
●千법무 “혐의땐 수사할 것”
이에 천정배 법무장관은 “대선자금과 관련된 모든 범죄행위를 다 수사하지 말라고 얘기한 것은 아니기에 수사 단서가 된다면 수사하겠다.”며 “대통령 발언은 검찰 수사라는 특별한 사안을 넘어서는, 대통령 권한 행사의 범위에 속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2005-08-2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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