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정부시절 국정원 도·감청 무차별적으로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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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혜영 기자
수정 2005-08-26 00:00
입력 2005-08-26 00:00
국민의 정부 시절에도 유선중계 통신망을 통한 불법 도·감청이 대공수사나 안보 목적과는 관계없이 임의로 자행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동식 감청장비를 이용한 휴대전화 불법 도·감청은 영장 청구 등 합법적인 절차를 밟지 않고 일부 불법적으로 이뤄졌던 것으로 밝혀졌다.

국가정보원 김승규 원장은 25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과거 불법 도·감청 실태 조사 결과를 보고했다고 열린우리당측 정보위 간사인 임종인 의원이 전했다. 그러나 국정원의 이날 발표는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 특히 김 원장이 “국민의 정부 시절에도 불법 감청이 이뤄졌던 흔적이 일부 드러났으나 과거와 달리 무차별적으로 행해지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차별성 또한 분명하게 확인됐다.”고 말한 것을 놓고 ‘김대중(DJ) 전 대통령 봐주기’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국정원이 이날 보고는 지난 5일 김대중 정부 시절 도청을 공개한 뒤 이어진 긴박한 정국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DJ의 갑작스러운 입원과 그에 따른 호남 민심의 악화, 이를 의식한 여권의 ‘달래기 노력’ 등 전·현 정권이 불편한 관계를 의식했다는 분석이다. 그래서 국정원은 이날 DJ정권 시절의 불법 도·감청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DJ에게 ‘상대적 도덕성’을 주려는 카드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등 야권은 ‘청와대를 의식한 DJ 감싸기 발표’라며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의 발표 수위가 정치적 고려에 따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김 원장은 또 “불법 감청 장비지원 신청서를 통해 감청 장비를 지난 2001년 4월까지 사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전직 직원 등 일반인에 대한 수사권이 없어 당시 감청 업무에 관여한 일부 직원들의 진술에 의거해 대강의 정황과 일부 문서 등을 파악한 수준”이라며 “누가 누구에게 누구를 대상으로 도청할 것을 지시하고 그 결과물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등은 정확히 확인할 수가 없었다.”고 보고, 축소 수사 시비도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불법도청 대상에 정치인 포함 여부도 논란이 예상된다. 김 원장은 이와 관련된 야당 의원들의 거듭된 질문에 강력히 부인하지는 않았다고 한 정보위원이 전했다.

이지운 구혜영기자 jj@@seoul.co.kr

2005-08-2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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