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상자 분량 압수물 내용 관심
검찰은 19일 장장 10시간이 넘게 압수수색을 벌여 감청장비를 확보하는 한편 준비했던 이삿짐용 상자 15개중 6개 정도를 압수물로 채웠다.
●“압수수색은 양수겸장”
검찰은 지금까지 국정원 압수수색에 대해서는 “그냥 들어갔다가 아무것도 못 찾고 면죄부만 줄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비교적 신중한 자세를 보여왔다. 이 때문에 검찰이 이날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을 단행한 것은 뚜렷한 단서를 포착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압수물의 ‘양’보다는 ‘질’이 중요하다고 보면 6개 상자에 담긴 서류 등의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압수한 감청장비도 전문가들의 확인을 통해 휴대전화 도청이 가능한지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 전·현직 간부들의 수사 비협조 및 부실한 자체조사 자료 등이 사상 초유의 국정원 압수수색을 불러왔다는 분석도 있다.6∼7명 정도가 소환에 불응하고 있고 검찰에 나와서도 입을 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압수수색은 증거확보 및 압박수단이라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국면전환용’ 의혹도
하지만 검찰이 이같은 소기의 성과를 거둘지는 알 수 없다. 검찰 관계자는 “망외(望外·기대밖)의 소득이 있을 수 있다.”고 했지만 국정원은 이미 2002년 3월 도청 중단 이후 관련 장비를 모두 폐기했고, 자료도 주기적으로 소각해 남아 있는 게 없다고 밝혀 별도의 증거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검찰 주변에서는 압수수색을 계속 미뤄오던 검찰이 수사속도가 떨어지자 ‘생색내기’용 압수수색을 단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전날 이른바 ‘떡값 검사’들의 실명공개와도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실제로 가장 은밀해야 할 압수수색 계획이 일부 언론에 미리 누설됐는데도 곧바로 압수수색에 들어가지 않고,4∼5시간의 ‘여유’를 챙긴 뒤 공개적으로 국정원을 찾아갔다.
압수수색이 이미 예고된 상황에서 검찰이 한 차례 더 국정원측에 압수수색을 예고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