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소리] 난치병 어린이 돕는 ‘사랑의 손길’/이학구<전북 원평초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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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5-08-15 00:00
입력 2005-08-15 00:00
‘딸기혈관종’과 ‘하지정맥류’라는 난치병을 숙명처럼 안고 8년을 살아온 은비. 스치기만 해도 출혈되고 잘 지혈되지 않아 또래들과 잘 놀 수도 없고 항상 책가방 속에는 두세 벌의 여벌옷을 넣고 다닌 은비. 홀로 된 엄마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집을 나가 언니 두명과 은비 등 세 자매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만난다. 핏자국으로 얼룩진 옷이며 이불을 세탁하기에도 힘든 77세의 할머니지만 극진한 사랑으로 은비를 거두어 주신다. 그러나 출혈의 고통 때문에 밝은 미소가 일그러지는 은비를 볼 때마다 할머니의 가슴은 무겁게 짓눌리곤 한다.

하지만 이제 막혔던 물길이 트이려한다. 많은 사람들의 손가락 힘이 단단하게 막혀 있던 물길을 뚫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의 리퀘스트’를 통해 은비에게 새로운 물길을 만들어 주고 있다.



흔히들 우리 사회를 인정이 메말랐다고 단정한다. 하지만 1000원짜리 전화 한 통화씩으로 수천만원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을 떠올리면서 아직은 아름다운 세상임을 느끼게 된다. 슬픔을 함께 나누는 아름다운 마음들이 여전히 훨씬 더 많은 것이다. 이제 은비는 큰 병원에서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나을 수 있다고 한다. 은비야, 너를 사랑하는 세상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줄 아니?

이학구<전북 원평초등학교 교감>
2005-08-15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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