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호남 이탈 ‘냉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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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석 기자
수정 2005-08-12 00:00
입력 2005-08-12 00:00
“기조실장이 그런 정보도 모르는 게 말이 되느냐. 진짜 모르느냐. 속 시원히 말해봐라.”

“정말 몰랐다.”

“文의장 진짜 몰랐나” 당내 공방

최근 열린우리당의 한 회의에서 빚어진 실제 상황이다. 참석자들은 벌떼처럼 일어나 문희상 의장이 국정원 기조실장 재직 시절 도청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는 지를 추궁했다.“회의에서 다들 문 의장을 몰아붙인 건 호남민심에 대한 걱정 때문이었다.”고 11일 한 참석자는 전했다. 또 다른 인사는 “모두들 문 의장의 반응을 믿어줘야 할 것 같다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이 상황은 여권이 X파일과 관련, 호남민심에 얼마나 신경쓰고 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지난 번에 S프로젝트, 행담도 사건이 터졌을 때 ‘노무현 정권이 그렇게까지 호남에 신경썼는지 몰랐다.’는 전화가 많이 걸려왔으나, 이번 도청 파문으로 다 물거품이 된 것 같다.”고 장탄식을 했다.

특히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입원은 불만 폭발을 촉발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한다. 서울 종로구 호남향우회 이계일 총무는 “현 정권에 대한 불만은 전부터 있었지만 DJ의 입원으로 불붙었다.”면서 “마음이 아프다. 이건 잘못된 일이다. 표로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라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금천구 호남향우회 정상면 사무국장은 “회원이 9만명인데 향우회 분위기가 대단히 안좋다.”면서 “여권이 DJ를 죽이려는 것 아니냐.10월 재보선에서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림팀 범죄행위 묻혀선 안된다”

여권은 여권대로 상황의 심각성을 감지하고 있는 듯, 민심 무마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여간해서는 정치 현안에 발언을 자제해온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나선 것이 그 우려의 무게감을 느끼게 한다.

정 장관은 이날 한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DJ와의 인연을 거론하면서 “김 전 대통령이 도청을 지시하거나 묵인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불법 도청의 최대 피해자는 김 전 대통령인데 단지 국민의 정부에서도 도청이 있었다는 걸로 미림팀의 엄청난 범죄행위가 묻혀버리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지운 박준석기자 jj@seoul.co.kr

2005-08-1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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