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도청 파문] “도청내용 수사 가능” 檢 급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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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호 기자
수정 2005-08-11 07:39
입력 2005-08-11 00:00
검찰이 도청테이프 내용 수사에 대한 법리 검토를 거쳐 10일 이번 사안이 ‘독수독과론(毒樹毒果論)’의 적용대상은 아니라고 결론냈다.

도청이 불법이라도 도청 내용을 수사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렇다고 해서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다는 결론을 낸 것은 아니다. 수사 착수 여부는 검찰 수뇌부의 결단이 필요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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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毒樹毒果에 해당 안돼 수뇌부 결단에 달렸다”

검찰은 274개 테이프 내용에 대한 수사 여부를 곧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간부는 “검찰의 수장인 김종빈 검찰총장이 일선 검찰과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조만간 결단을 내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독이 있는 나무에 열리는 열매는 독이 있다는 독수독과론은 검찰이 애초 도청테이프 수사를 할 수 없다는 논리로 제시한 것이다. 법이론과 사례를 검토한 끝에 이 이론을 스스로 뒤집은 셈이다.

도청테이프 내용에 대한 수사에 소극적이던 검찰이 여론에 밀려 태도를 바꾼 것으로 해석된다.

검찰 관계자는 “독수독과 이론은 수사과정에서 위법하게 취득한 증거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면서 “이번 수사 대상인 도청테이프는 검찰 등 수사기관의 불법도청에 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사건에는 적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독수독과론이 영미법계의 판례로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고, 불법 단서로부터 ‘독립되고 단절된 증거’를 인정하는 여러 가지 예외조항이 있어 논리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통신비밀·사생활 보호 ‘장애물´… 결론 불투명

하지만 ‘독수독과’라는 장애물을 넘었다고 당장 테이프 내용수사 착수라는 결론을 내리기는 여전히 힘들 것으로 보인다.‘판도라의 상자’에는 독수독과론 외에도 많은 법리적 문제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우선 통신보호비밀법 제4조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통비법 제4조는 “불법감청으로 얻은 내용은 재판 또는 징계절차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통비법 조항에 ‘수사’를 지칭하는 구체적인 단서가 없어 수사할 수 있다는 주장과 검찰은 기소를 목적으로 수사하는 만큼 ‘재판’에 사용할 수 없다면 수사에도 마찬가지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아울러 검찰은 도청테이프 내용 수사에 앞서 헌법이 보호하고 있는 사생활 및 통신비밀의 보호와 국민의 알권리라는 가치 가운데 어느 것을 우선으로 정할지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김효섭 박경호기자 newworld@seoul.co.kr
2005-08-1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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