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수사 신호탄? 여론 무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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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섭 기자
수정 2005-08-09 00:00
입력 2005-08-09 00:00
이학수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의 9일 소환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이번 사건 피고발인 중 첫 소환이라는 점에서 참여연대가 고발한 도청테이프 내용에 대한 본격수사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있는가 하면 내용수사 부진에 대한 비판을 희석시키기 위한 ‘여론무마용’ 소환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피고발인인 동시에 참고인”

검찰은 이 본부장의 신분에 대해 “피고발인이자 참고인 신분으로 부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발언의 무게는 참고인 쪽으로 약간 쏠려 있다.

이 본부장에 대한 조사를 공안2부 김병현 검사가 주로 맡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검찰은 일단 재미동포 박인회씨가 이 본부장을 상대로 도청테이프를 공개하겠다고 공갈, 협박한 부분에 대한 보강 조사를 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피고발인’이기도 한 이 본부장의 신분을 감안하면 테이프 내용에 대한 조사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도 ‘독수독과론(毒樹毒果論)’ 등 도청테이프 내용 수사를 둘러싼 법리검토를 완전히 끝마치지 못한 상태여서 조사의 강도 등은 다소 약할 것으로 보이지만 외형적으로는 ‘고발인 조사-피고발인 조사’ 등 전형적인 고발사건 처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검찰 내부에서는 “그동안 검찰이 삼성그룹에 너무 약한 것이 아니냐는 안팎의 곱지 않은 시각이 있었던 만큼 조사가 의외로 강도높게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면죄부’ 수사 아닌가”

하지만 이 본부장의 소환 시기가 너무 이른 점은 좀 석연치 않다. 주변 조사를 마친 후 핵심인물을 소환하는 것이 보통의 수사절차다. 현재까지 ‘X파일’과 관련, 아직 주변 인물들에 대한 수사는 시작되지도 않았다. 또 검찰이 본격 수사에 나선다고 해도 정치자금법의 공소시효는 이미 지났고 뇌물죄라고 해도 당사자들의 진술을 제외한 물증확보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 본부장의 소환이 ‘면죄부’를 주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 같은 해석을 경계하면서 “조사를 해봐야 추가로 소환할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이 본부장에 대한 조사가 서둘러 마무리되지 않을 것이라는 여운은 남겼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2005-08-0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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