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 파문] 공소 시효는 물증 있을까 ‘입’ 안연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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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섭 기자
수정 2005-08-08 00:00
입력 2005-08-08 00:00
국정원의 불법 도청에 대한 검찰 수사가 곧 착수될 예정이지만 난관이 한둘이 아니다. 불법 도청의 공소시효는 대부분 지났고, 도청이나 기밀유출 사실을 입증할 물적 증거는 대부분 폐기됐다. 관련자들이 묵비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높다.

●도청 2000년 8월 이후만 처벌 가능

수사의 가장 큰 장애는 공소시효 문제. 통신비밀보호법은 2002년 3월 개정돼 도청행위 처벌의 공소시효가 5년에서 7년으로 늘어났지만 국정원의 도청 행위는 개정전의 통비법을 적용받는다. 따라서 2000년 8월 이후의 도청행위만 처벌할 수 있다. 다만 도청 내용 유출의 경우 국정원직원법상 비밀누설 혐의를 적용해 공소시효가 7년으로 늘어나지만 이 경우도 1998년 8월 이후의 것만 처벌할 수 있다.

●증거를 어떻게 찾을까

증거확보도 난제다. 공소시효 범위 내에 있는 전직 국정원장은 DJ정권 시절의 임동원·신건 전 원장이다. 조사는 불가피하지만 국정원 설명대로라면 물증이 남아 있지 않다.

국정원은 2002년 3월 불법 도청을 전면 중단하면서 도청에 쓰인 장비는 모두 폐기됐고 과거 감청 자료도 제작한 지 1개월 내에 매번 소각됐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과거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아 여야 대선 후보 누가 어떤 도청을 당했는지 파악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승규 국정원장이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을 용의도 있다.”고 말한 것은 뒤져봐도 안 나올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관련자들이 입을 다문다면

관련자들의 ‘입’을 여는 것도 검찰이 풀어야 할 숙제다. 이 문제는 국정원 조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관련자들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진술을 회피했다. 미림팀 부활 의혹의 열쇠를 쥐고 있는 오정소 전 차장도 ‘상부라인’에 대해서는 묵비권을 행사하며 “내가 다 안고 가겠다. 더 이상 묻지 말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씨는 물론 오씨의 상부라인으로 의심받고 있는 이원종 전 청와대정무수석과 김영삼 전 대통령 아들 현철씨도 묵비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2005-08-0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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