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벗는 도청] “휴대전화 도청·녹음 물론 문자메시지도 볼수있어”
안동환 기자
수정 2005-08-06 07:46
입력 2005-08-06 00:00
부호해독 방식은 기지국을 거쳐 디지털 신호로 바뀐 음성데이터를 중간에서 낚아채 이를 해독하는 것이다. 김규식 시큐리티아이시스템 대표는 “휴대전화에서 발신을 눌렀을 때 인근 기지국까지 가는 전파의 최대거리는 500m 정도”라면서 “도청장비는 그 범위 안에서 무작위로 뜨는 전파를 입수해 디지털에서 음성신호로 변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불특정 다수를 무작위로 도청하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때문에 정치인 등 특정인을 겨냥한 도청은 어렵지만 일정한 지역내에서 여러 회선을 도청한 뒤 그 속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사람의 통화내용을 추려내면 특정인 도청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특정인 도청은 동일한 지역에서 도청 대상의 전화번호와 가입자 고유번호인 PN코드, 단말기 고유번호인 ESN코드를 풀어야 가능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김민택 박사는 “PN코드는 한번 통화마다 2의42승인 4억개의 번호 중 하나로 변환된다.”면서 “불과 3∼4분 통화하는 동안 4억개의 암호 조합을 푸는 것은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통신회사 대리점을 통해 유출된 정보를 활용, 정부청사나 국회처럼 한정된 장소라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G-Com 2066 모델은 도청과 녹음이 가능하며 문자메시지도 볼 수 있다.”“테러리스트와 범죄자들이 사용하는 휴대전화 통화내용을 청취할 수 있다.”미국의 보안제품 판매업체인 CSS사의 홈페이지에 소개된 신형 도청장비에 대한 설명이다. 이 제품은 2000년 이후 국내에 반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G-Com 2056의 개량형 모델이다.
98년 개발된 G-Com 2056은 휴대용과 차량탑재용 등 2가지 모델로 가격이 대당 40만달러 정도로 알려져 있다. 미국 CSS사는 ‘CCS’‘HSS’‘G-Com’ 등 여러 브랜드를 판매하는 중간 도매상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국정원의 감청 담당부서인 과학보안국이 대공수사에 한해 도청장비가 탑재된 차량을 운영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보안전문가는 “도청장비는 일반 전자부품으로 수입 신고된 뒤 국내에 조립되는 방식과 밀수를 통한 직수입 방식이 있다.”면서 “99년에서 2001년 사이 국정원이 레이저 도청기를 구입했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2005-08-06 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