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의 코드를 읽는다/가야마 리카 지음
임창용 기자
수정 2005-07-30 10:57
입력 2005-07-30 00:00
만일 당신이 이렇게 생각한다면 일본의 저명한 문화분석가이자 정신의학자인 가야마 리카에 의해 ‘쉰세대’로 비판받을 것이다. 온종일 컴퓨터 앞에서만 지낸다거나, 자유분방하게 연애를 즐기고, 친구들과 쉴 새 없이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등의 행위는 그름의 판단 대상이 아니라 하나의 사회적 코드로 이해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야마 리카의 ‘젊음의 코드를 읽는다’(김영진 옮김, 황금가지 펴냄)는 어른들 눈에 제멋대로 보이는 젊은이들의 속마음을 45가지의 속마음을 통해 꿰뚫어본 책이다. 일본 젊은이들의 모습을 분석한 것이지만 한국 젊은이들과도 놀랄 만큼 유사하다.
N세대,W세대,P세대 등 요즘 젊은 세대를 지칭하는 용어는 실로 다양하다. 그러나 새로운 생활패턴을 지닌 젊은 세대에 대한 피상적 담론들은 많지만,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엇을 고민하고 갈등하는지 젊은 세대의 내면을 알려주는 책은 드물다. 이 책은 친구, 가족, 연애, 학교나 직장생활 등 대인 관계 심리는 물론, 성격 고민, 금전 가치관, 갖가지 콤플렉스 등 청소년들의 내적 심리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책에 따르면 요즘 젊은이들은 돈을 좋아하지만 애써 벌 생각은 없다. 돈을 많이 벌고 싶다고 하면서도 막상 취직을 할 시기가 되면 보수 보다는 집에서 가깝고 분위기가 편한 곳에 입사한다. 이들이 집착하는 것은 돈 그자체가 아닌 돈으로 환산되는 ‘자신의 가치’이다.
이들은 또 힘내라는 말 보다 즐기면서 하라는 말을 좋아한다. 이들은 즐기는 일에 탐욕스럽다. 하지만 즐긴다는 의미는 단순히 느긋하게 논다는 뜻이 아니라, 힘들더라도 마음속에서 만족을 느끼고 자신을 인정받고 싶다는 뜻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연애의 환상은 없지만 애인은 항상 필요하다. 이들은 어딘가 나의 이상형이 있겠지 하는 식으로 도저희 연인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대신 어떻게 해서든 또 누가 되었든, 구체적인 상대를 찾아 거기서부터 궁리를 시작한다. 이들에게 연인은 꿈속의 존재가 아니라 손목시계처럼 때로는 갈아치우더라도 우선은 있어야 하는 존재다.
책이 강조하는 것은 젊은이들의 이같은 생각과 행위들이 사회변화에 따른 하나의 코드이며, 이들 또한 진솔한 생각과 철학이 있음을 상기시킨다. 아울러 극단으로 치닫는 세대간 충돌을 목격했던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젊은 세대의 심리를 심층 해부함으로써 이 시대의 갈등을 새로운 화해모드로 전환할 수 있는 계기를 모색하고자 한다.85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2005-07-3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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