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파일 파문] 당혹스런 국정원
국정원은 “올 1월에 ‘X파일’ 도청 테이프를 국정원이 알았다.”는 조선일보 26일자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정정보도를 청구할 방침이다.
이 신문은 “홍석현 주미대사가 지난해 12월 내정돼 상대국의 아그레망(동의)을 기다릴 무렵인 지난 1월,MBC가 확보한 ‘X파일’과 같은 내용의 CD 두 장을 입수, 성문(聲紋) 분석을 실시했다.”면서 청와대에도 보고됐다면 홍 대사 임명 강행에 문제가 있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국정원 “중앙일보 보도 사실관계 확인후 대응”
국정원은 또 이 날자 중앙일보 보도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신문은 “1999년 천용택 전 국정원장이 ‘X파일’을 6억원에 팔려고 한다는 삼성의 신고를 받고도 전 미림팀장 공운영 씨의 유출 테이프를 압수했을 뿐 사법처리하지 않은 것은 당시 천 원장을 포함한 국민의 정부 핵심 실세들과 관련된 테이프를 폭로하겠다는 공씨의 협박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다른 국정원 전 직원도 천 전 원장의 뒷거래설을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나서 국정원은 더욱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국가안전기획부(현 국정원) 간부 출신 모임인 ‘국가를 사랑하는 모임’의 송영인 회장은 이날 평화방송에 출연,“천 원장 등이 공씨에게 이권 사업인 통신 관련 돈벌이를 도와준 것은 상식 이하의 처사”라고 비난했다.
공씨는 직권면직된 1998년 말 모 통신회사의 국제 및 시외전화 가입자 유치 대리점을 차리고 국정원의 국내외 방대한 조직망을 끌어들여 영업에 활용한 알려졌다. 그러나 공씨는 이날 자해를 하기 전 공개한 자술서에서 자신의 사업이 “구멍가게 수준”이라며 “3년간 적자를 면치 못했다.”고 주장했다.
●기밀 누설자 비판 움직임도
사실 여부를 떠나 전직 직원들의 ‘무차별’ 폭로가 계속되자 국정원 내부에서는 국정원직원법상 비밀엄수 조항을 어긴 이들에 대한 처벌 목소리도 높다.
한 국정원 관계자는 미림팀의 실체를 처음 폭로한 김기삼(41)씨가 “고시공부 중독자여서 조직에 적응하지 못했다.”면서 “입사 후 2년은 연수를 갔고 5년은 이 부서, 저 부서를 돌아 고급 정보를 접할 위치가 아니었다.”고 평가절하했다.
김씨는 서울대 법대를 나와 오정소 대공정책실장 보좌관을 지냈으나 2002년 면직된 뒤 도미,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을 땄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