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性역’ 허문 딸들의 반란] 6년여 재판 끌고온 원고측 반응
6년이 넘게 마음고생을 겪은 뒤 종중 회원으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은 용인 이씨 사맹공파 이원재(57)씨는 법정을 나서며 만세를 불렀다. 세월은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그를 투사로 단련시켰다. 법정을 나서자마자 그는 “이번 판결은 가장 친밀해야 할 가족집단에서조차 구성원 자격을 인정받지 못하던 모든 딸들에게 희망을 주었다.”고 말했다.
종회회원 확인소송을 처음으로 제기한 청송 심씨 혜령공파의 심정숙(69)씨는 “이번 판결은 무너진 가족관계를 회복하고 딸들의 권리를 찾기 위한 첫걸음에 불과하다.”며 눈물을 비쳤다. 그는 “지난해 어머니가 돌아가셔 4남3녀가 한자리에 모인 자리에서도 오빠들은 소송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냉담했다.”면서 “모든 여성들의 숙원을 풀었으니 이제 오빠들과도 화해하고 싶다.”고 말했다. 심씨 자매는 “대법원의 판례가 확고해 변호사들조차 사건을 맡으려고 하지 않아 소송에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이번 판결로 과거 분배된 재산을 받을 수는 없지만 앞으로 종중 재산에 대해 분배를 받을 수 있으며 종중원으로 인정받은 것 자체가 말할 수 없이 기쁘다.”고 털어놓았다.
이날 법정에서는 같은 소송을 하고 있거나 소송을 낼지 고민중인 다른 종중의 여성 10여명이 재판을 지켜봤다. 소송 당사자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던 이들은 자신들의 지위를 인정해 달라고 종중에 요구할 것이며, 종중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소송을 내겠다고 밝혔다.
이원재씨 등의 소송대리인인 황덕남 변호사는 “사회 전반의 분위기와 달리 혈연집단에서 유독 폐쇄적인 여성의 지위는 문화와 관습이 변해야 개선될 수 있다.”면서 “대법원이 이에 대한 판결을 내려 문화적으로 실질적인 남녀평등을 이룰 수 있게 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