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만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中 회의하다 망한다?
오일만 기자
수정 2005-07-18 10:45
입력 2005-07-16 00:00
하지만 문제는 효율성이다. 최근 중궈저우칸(中國周刊)은 중국의 회의 문화가 ‘먹고 마시고 시간 때우기’로 변질되고 있다고 질타했다.‘회의 원가’를 시간당 평균임금, 참가자 수, 회의시간에 기회비용을 포함해 계산할 경우 천문학적인 돈이 불필요한 회의로 낭비되고 있다고 한탄했다.
중국의 회의는 일반적으로 고급·중급·저급 회의로 나뉜다. 고급 회의는 링다오(領導·지도자)의 모임인데, 주로 ‘이얼싼쓰(1234) 회의’로 불린다. 기존의 방침을 1,2,3,4로 나열하는 공허한 회의라는 의미다.
조직의 중간 간부들이 주축이 되는 중급 회의는 ‘하오(好)하오(好)’ 회의로 통한다. 소신보다는 위에서 내려온 안건에 ‘옳소.’를 외치는 복지부동의 전형적인 케이스다.
저급 회의는 ‘벙어리 회의’다. 주로 상급 단위의 지시사항을 전달하는 직원 전체회의다. 참가자들은 말없이 그저 무표정하게 회의에 참석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별칭이다.
더욱 가관은 ‘유람성 회의’다. 고급 휴양지의 최고급 호텔에서 며칠씩 계속되는 회의가 대부분이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1999년 베이징에 회의 관련 서비스 회사가 200여개였으나 지난해 4000여개로 20배가 늘었다.
최근 중국 감사원이 적발한 사례를 보자. 지난해 중국 국가전력공사는 우한(武漢)의 5성급 호텔인 샹그릴라에서 2일간 304만위안(약 4억원)을 썼다. 당 중앙과 중앙정부는 이미 여러차례 ‘회의 간소화’ 지침을 하달했다. 하지만 간소화 지침을 전달하기 위해 또 다시 하부 단위에서 회의를 열어야 하는 ‘악순환’이 끊어지지 않는한 회의 자체가 사회발전의 걸림돌이 될 것이다.
oilman@seoul.co.kr
2005-07-1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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