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대산인/서은숙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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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용 기자
수정 2005-07-09 00:00
입력 2005-07-09 00:00

명나라 고독한 화가 팔대산인 다뤄

광기의 화가라는 점에서 중국 명나라 승려화가인 팔대산인(八大山人)은 네덜란드의 위대한 화가 빈센트 반 고흐와 종종 비교된다. 그러나 광기의 이유까지 같지는 않다. 고흐에게 광기는 생명을 불태운 결과이자 생존에 대한 깊은 체험에서 비롯된 필연이었다. 반면 팔대산인은 왕족이라는 특수 신분으로 나라가 망하는 거대한 변란으로 인해 미치기에 이르렀고, 결국 선(禪)과 그림으로 도피했던 것이다.

중국 문인화의 거두로 평가받는 팔대산인은 작품을 많이 남겼지만 정작 남긴 글이 너무 적어 그의 삶은 대부분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이런 측면에서 중국인 화가 저우스펀이 지은 ‘팔대산인’(서은숙 옮김, 창해 펴냄)은 비록 소설형식을 빌리기는 했지만 불운한 시대의 한 고독한 천재화가였던 팔대산인에 대해 궁금했던 이들에게 반가운 책이 될 것 같다.



지은이는 팔대산인의 생애와 작품에 대해 심도있는 연구 결과에다 작가로서의 상상력을 버무려 물 흐르듯 이야기를 전개시켜 나간다. 찬란한 신부의 왕족이 왕조 패망후 도망쳐 나와 저잣거리에서 놀림과 사랑을 한 몸에 받는 미치광이 화가로 세상을 붓칠해 가는 생애를 박진감 있게 그렸다.1만 9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2005-07-09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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