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맨, 외국계IT CEO도 ‘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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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길상 기자
수정 2005-07-08 07:56
입력 2005-07-08 00:00
코스닥 등록기업 10곳 가운데 1곳은 삼성 출신이 CEO를 맡고 있다는 분석이 화제를 모은 가운데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정보기술(IT) 기업의 CEO 대부분도 삼성에서 잔뼈가 굵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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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코닥은 최근 신임 사장으로 김군호 전 소니코리아 마케팅본부장을 영입했다. 김 사장은 1984년 삼성전자에 입사, 상품기획과 마케팅, 글로벌 브랜드 전략을 추진했다. 국내 최초로 브랜드 자산 평가를 삼성전자에 도입, 계량화함으로써 브랜드를 경영의 주요 이슈로 부각시키고 삼성의 브랜드 가치를 비약적으로 신장시킨 주역으로 꼽힌다. 삼성을 떠난 이후 팬택의 해외영업본부장, 소니코리아의 마케팅본부장으로 일했다.

올림푸스한국 방일석 사장도 삼성전자 일본지사 근무 시절 작성한 ‘디지털카메라 한국시장 진출 보고서’가 올림푸스 경영진에게 인정받아 올림푸스한국의 초대 사장으로 발탁됐다. 방 사장은 지난해 외국인 최초로 올림푸스 본사의 등기임원으로 승진한 뒤 지난달에는 올림푸스 본사의 마케팅사업본부장으로 임명됐다.

지난해 삼성SDI와 PDP특허분쟁을 벌였던 후지쓰도 삼성 출신이 장악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안경수 한국후지쓰 회장은 삼성그룹 회장실 기획담당 이사를 거쳐 삼성전자 PC사업본부장을 역임했고 윤재철 사장은 삼성전자 컴퓨터사업부문 이사와 삼성SDS 상무를 지냈다. 이재홍 후지쓰테크놀로지 사장은 삼성전자 근무 시절 ‘훈민정음’ 개발을 담당하고 마케팅과 게임사업을 총괄했었다.

삼성전자와 LCD합작사(S­LCD)를 설립하고 포괄적 특허제휴를 맺는 등 각별한 사이인 소니도 소니코리아 이명우 회장이 삼성전자 북미총괄 가전영업담당 상무를 지냈을 정도로 인연이 깊다.

한국HP 최준근 사장은 삼성전자에 입사한 뒤 삼성과 HP의 합작사인 삼성HP에서 일하다 삼성이 지분을 HP에 완전히 넘긴 뒤 95년 한국HP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페어차일드코리아 김덕중 사장은 90년 삼성전자 전력제품개발 담당 이사로 영입된 뒤 부천사업장 운영을 책임지다 외환위기때 부천공장 매각 협상을 진두지휘했다. 김 사장의 능력을 높이 산 페어차일드는 매각작업 파트너였던 김 사장을 곧바로 페어차일드코리아 초대 사장으로 임명했다.

GE코리아의 이채욱 회장은 삼성물산 해외사업본부장 등을 거쳐 삼성과 GE의 의료기기 합작사 대표를 맡으면서 GE와 인연을 맺었다.

이밖에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코리아 손영석 사장은 78년 삼성전자에 입사,6년간 경력을 쌓았다.



외국계 기업들이 너도나도 삼성 출신을 CEO로 영입한 것은 이들의 개인적인 능력 외에 삼성에서 쌓은 조직관리 능력, 경영기법 등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삼성의 조직문화가 외국기업과 비교적 잘 맞고 향후 삼성과의 협력관계 구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점 등도 반영됐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2005-07-0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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