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편집-보도국장 대화] ‘3시간 10분 간담’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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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 기자
수정 2005-07-08 07:08
입력 2005-07-08 00:00
노무현 대통령은 7일 청와대에서 서울신문 최태환 편집국장을 비롯한 29개 중앙언론사 편집·보도국장과 가진 간담회에서 솔직한 화법을 선보여 관심을 모았다. 노 대통령은 양극화 문제에 대해 “솔직히 말씀드려서…”라는 표현을 몇차례 써가면서 해결책을 찾지 못했음을 털어놨다.

노 대통령은 “양극화가 심하니까 민심도 양극화되고 있다.”면서 “아주 속시원한 대답을 내놓으면 좋겠지만 솔직히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마디로 시원하게 뚫어줄 정책은 없지만 정석에 따른 정책, 할 수 있는 정책은 어느 때보다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노사정 대타협에 대해서는 “유럽식의 질서를 만들어 보려고 했는데, 좀 과욕이었던 것 같다.”면서 “솔직히 고백해서 좀 성공하지 못한 정책”이라고 말했다.“큰소리만 해놓고 이루지 못한 정책으로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노 대통령은 낙하산 인사 논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영남에서도 필요한 인물을 당이 가지고 있어야 영남에서 선거도 치러낼 수 있다.”면서 “국정에 큰 지장없이 할 테니까 그거 하나는 봐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의 이런 솔직한 화법은 오전 10시30분 시작된 간담회에 이어진 오찬에서 주로 나왔다.

노 대통령은 경제정책에 대해 “무슨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보다는 여러분들하고 대화하는 것이 더 의미 있는 일”이라면서 “좀더 좋은 아이디어 있으면 하나씩 달라.”고 주문했다. 노 대통령의 이런 모습은 연초에 경제부장 초청 간담회에서 듣기보다는 자신의 정책을 주로 설명하려던 것과는 다소 달라진 것이다.

노 대통령은 분식회계 및 사기 대출 등 혐의로 구속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귀국 과정에 물밑 접촉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부인하면서 “개인적으로 연민의 정은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크게 성공했던 사람이 커다란 역풍을 맞아 난파하는 모습을 보고 정치하는 사람과 비슷한 생각이 들어 감상에 젖은 적은 있다.”고 소개했다.

간담회 사회를 맡은 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은 간담회장인 청와대 본관의 세종실이 국무회의장이란 점을 감안해 “여기 계신 곳은 국무위원석이고, 오늘 하루 국무위원이라 생각하시고 기탄없이 논의해달라.”고 주문했다. 편집·보도국장들은 노 대통령의 답변에서 알맹이가 없자 “가급적 기사가 되는 방향으로 해주시면 고맙겠다.”고 요청했다. 그런가 하면 “연초에 경제에 올인하겠다고 해놓고 다시 정치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경제의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게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는 등 거침 없는 질문도 나왔다.



간담회는 오후 1시40분까지 3시간10분 동안 진행됐다. 당초 참석하겠다고 밝힌 조선·동아일보는 전날 저녁 청와대에 불참 의사를 통보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2005-07-0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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