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 비로자나불좌상 국내最古 통일신라 목조불상 판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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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용 기자
수정 2005-07-05 07:13
입력 2005-07-05 00:00
지금까지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던 경남 합천 해인사의 비로자나불좌상(경남도 유형문화재 제41호)이 한국 목조불상으로는 가장 오래된 9세기 통일신라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판명됐다. 불교 조계종 해인사(주지 현응 스님)는 4일 기자회견을 열고 “장경각 법보전에 모셨던 목조 비로자나불좌상 개금(改金·칠을 다시 함) 불사를 위해 지난 6월 복장유물을 개봉하는 과정에서 ‘중화삼년(中和三年)’에 제작됐음을 보여주는 명문(銘文)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중화는 중국 당나라 연호로, 중화 3년(883년)은 당 희종 3년, 통일신라 헌강왕 9년에 해당한다. 법보전 비로자나불좌상은 지금까지 조선시대에 조성된 불상으로 알려져 왔으나 이번 명문 발견으로 한국 유일의 신라 목조불상이자 가장 오래된 목조불상임이 확실시된다고 해인사측은 밝혔다. 지리산 내원사 등에도 신라시대 비로자나불상이 있으나 모두 석조불상이다. 목조불상으로는 고려시대에 제작된 개심사(충남 서산) 비로자나불상(1276)이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날 공개된 비로자나불좌상은 높이 1.25m, 폭 90㎝ 크기의 불상으로, 개금을 위해 옻칠이 된 상태였다. 또 불상 밑바닥 구멍을 통해 본 내부의 판자엔 제작 연대를 포함한 한자 명문이 두 줄로 씌어 있었다.

강우방 이화여대 미술사학과 교수는 “불상 내부 자귀 자국이 뚜렷하고 나무 상태가 생생해 언뜻 보아선 오래되지 않은 것 같지만, 완전히 봉해져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현재로선 신라시대에 제작된 것이 확실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또 “옷 주름이 유려하고 자연스러울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신체에 비해 얼굴이 큰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불상양식은 8세기 후반에서 9세기 초반 신라 불상양식이지만, 이번 명문 발견으로 그 연대가 9세기 후반까지 내려오게 됐다고 말했다.

발견된 명문엔 제작 연대뿐만 아니라 ‘大角干’(대각간),‘座妃’(좌비) 등 몇 가지 단어가 보인다. 또 명문상으로는 중화3년이 제작연대인지, 개금연대인지도 확실치 않다.

해인사 박물관 전 학예실장인 성공 스님은 “만일 이 연대가 제작이 아닌 개금연대일 경우 제작시기는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각간, 좌비 등이 신라시대 염문을 뿌린 것으로 알려진 각간 위홍과 진성여왕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해인사와 학계는 명문 내용에 대한 본격적 연구에 곧 착수해 오는 8월 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합천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2005-07-0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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