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선 개통 1년 늦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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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걸 기자
수정 2005-06-30 08:06
입력 2005-06-30 00:00
서울을 동서로 횡단하는 지하철 9호선 완공이 1년 이상 늦어지게 됐다. 정부가 서울시가 요구한 국고보조금에서 2000억여원이나 지급하지 않아 8월 이후에는 돈이 없어 올해 사업을 중단해야 할 처지다.

뚝섬 매각으로 1조원 가까이 자금 여유가 있는 서울시도 ‘우리만 낼 수 없다.’는 이유로 수수방관하고 있어 ‘티 나는 사업만 투자한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서울시 “우리만 돈 낼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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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9호선 등촌사거리 작업구간에서 29일 시공사 직원이 공사비 부족으로 공사가 진행되지 않는 구간을 가리키고 있다.
지하철 9호선 등촌사거리 작업구간에서 29일 시공사 직원이 공사비 부족으로 공사가 진행되지 않는 구간을 가리키고 있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9호선은 2007년 완공 목표로 지난 2001년 착공됐다. 김포공항에서 출발, 여의도∼노량진∼반포까지 총 연장 25.5㎞에 25개 정거장이 들어설 예정이다.14개 공구로 나눠 대우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7개업체가 공사를 벌이고 있다. 반포∼방이의 12.5㎞ 2단계 구간은 용역이 진행 중이다.

사업비는 2조 3990억원으로 정부와 시가 각 40%(9596억원), 민자가 30년 운영권을 대가로 20%(4798억원)를 부담하기로 했다.

계획이 본격적으로 차질을 빚은 것은 지난해부터다. 그해 서울시는 정부에 1564억원의 예산을 요구했지만 57%에 불과한 887억원만 내려왔다. 올해도 요구액 2997억원의 47%인 1539억원만 지급됐다. 전체 예산 부족이 이유였다.

문제는 공사비 부족으로 공정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2003년까지 한·일월드컵과 여의도 국회의사당 통과 여부 문제로 이미 공정률이 계획보다 10% 이상 벌어졌다.

지난해부터는 돈이 없어서 공사를 제대로 벌이지 못해 지난해 60.7%까지 올라갔어야 할 공정률이 32.8%에 그쳤다. 올해 제대로 예산이 집행되더라도 계획보다 30% 가까이 떨어진 47.6%에 머물게 된다.

완공시기 2008년 지날수도

이에 따라 최근 서울시는 2008년 말까지 9호선 완공 시기를 늦췄다. 전체 예산도 물가 상승을 감안해 3조 2389억원으로 높여 잡고 정부와 협의를 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 예산이 나오지 않으면 공기는 더 길어질 수 있다.

서울시지하철건설본부 관계자는 “시공사에 예산 없이 공사를 시키는 한이 있더라도 2008년까지 완공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언제까지 선공사를 시킬 수 없는 만큼 더 늦춰질 수 있다.”고 토로했다.

현장도 ‘돈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대림산업이 사업을 진행하는 강서구 가양·염창동 지역 906공구는 28일 현재 정상 공사 인원 200여명의 절반인 100여명만 투입돼 있다.

공사를 거의 하지 않는 구간도 상당하다. 등촌삼거리 밑 200여m의 정거장 구간은 지난해 터널 하단부 공사를 마쳤지만 열차가 다니는 구조물 건설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등 전체 구간의 50% 가까이 공사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다. 공사비가 계획보다 200억원이나 적은 270억원밖에 내려오지 않았다.

전체구간의 50% 공사 차질

더구나 오는 8월 이후에는 공사비 부족으로 대부분의 공구에서 공사가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906공구 감리를 맡고 있는 임재일 동명기술공단 재무이사는 “업체들이 수백억원이 넘는 비용 부담 때문에 선공사를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워 추가 예산이 내려오지 않으면 일손을 멈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직장인 박영기(35·오류동)씨는 “서울시가 성과가 바로 드러나는 청계천 복원 공사는 조기 완공했다고 자랑하면서도 정작 서민의 발을 짓는 데는 외면하고 있다.”면서 “정부와 시의 자존심 싸움에 서민의 등만 터지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2005-06-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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