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염증” 최연소 대의원이 정치판 떠난 까닭
나길회 기자
수정 2005-06-24 07:56
입력 2005-06-24 00:00
“최근 청소년 단체끼리 서로 돕기 보다는 세력 다툼을 하는 것을 보고 선배로서 충고를 했죠. 하지만 제게 돌아오는 건 ‘정치 지향적인 사람은 빠지라.’는 식의 얘기뿐이어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지난 3월 한 교사가 일진회의 실태를 폭로한 데 대해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주장을 편 뒤, 수많은 비난을 받았을 때도 사퇴를 생각했지만 임기를 채우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당을 벗어난 외부활동을 하려고 해도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받고 농담조차도 색안경을 끼거나 왜곡되어 기사화되는 바람에 힘들었습니다. 당내에서도 특정 단체소속들이 청소년을 대표하는 식인 것을 보고 의견 수렴 절차의 한계를 느꼈습니다.”
쉬고 싶다는 마음으로 대의원직을 내놓았지만 청소년 문제에 쏠리는 관심은 여전했다. 선거연령을 18세로 낮추는 데 힘을 써온 그는 ‘여야가 19세에 잠정합의했다.’는 소식에 “국민을 배신했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서명 운동에 동참할 때는 18세에 찬성하던 여야 지도부가 이제 와서 서명을 종이쪼가리 취급하는 것 아닙니까. 이렇게 거짓말을 밥먹듯하면 정치인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습니다. 끝내 19세로 최종 합의된다면 다음 총선 때 서명했던 의원들을 대상으로 낙선운동을 벌일 생각입니다.”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인 이군은 “부모님의 등록금 부담을 덜어들이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탈당이 민노당에 대한 지지 철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후원회원으로 계속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2005-06-2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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