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선발권 확대… 전형 다양화를”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05-06-11 10:17
입력 2005-06-11 00:00
“더 이상 구색 맞추기식 전형방법으로는 안 됩니다.”

고등학교 교사들이 교육인적자원부와 대학 관계자들의 가슴을 뜨끔하게 하는 조언을 던졌다. 교육부는 대학의 신입생 선발의 자율권을 더욱 늘려야 하며, 대학도 다양한 전형 방법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부터 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10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한국국제전시장(KINTEX) 3층 회의실. 한국교육개발원이 2005교육·인적자원혁신박람회의 행사로 마련한 세미나 ‘2008학년도 이후 대입전형 모형 탐색’에서 대학과 교육부의 각성을 촉구하는 조언과 질책이 쏟아졌다.

부산국제고 김태진 교사는 “현재 수능과 내신, 논술, 면접, 토플, 학업계획서, 추천서 등 전형요소는 많지만 전형방법은 그리 다양하지 못하다.”면서 “특별전형은 (종류가)다양하지만 선발 비율이 낮아 형식을 갖추기 위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김 교사는 “대부분의 대학들은 학생부와 수능 성적을 일정한 비율로 일괄 합산하거나 여기에 논술과 면접을 추가해 학생을 선발하지만 이같은 방법으로는 전형요소의 종류만큼 학생의 부담만 가중될 뿐”이라면서 “이는 학생들이 모든 영역에서 우수하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학으로서는 우수한 학생을 안정적으로 뽑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팔방미인’이 되려다 삶의 방향성을 잃어버린 학생만 뽑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주여고 윤승현 교사는 “수시모집 이외에 다양한 전형이 있지만 대부분 구색 맞추기에 급급하고, 정시에서도 수능과 내신을 합산한 총점에 의해 줄세우기를 하고 있으며, 심층면접과 논술도 교과성적우수자를 선발하는 방법일 뿐”이라면서 “대학이 목표한 특성화된 전형방식을 개발하는 곳은 거의 없다.”고 비판했다.

현장 교사들의 비판에 교육부도 빠져나가지 못했다. 김 교사는 “대학이 다양한 전형유형과 방법을 개발하려면 학생 선발의 자율권이 확대되어야 하는데 (지금처럼)일정한 틀 속에서만 자율이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면서 “족쇄를 채운 상태에서 대입전형의 다양화는 실현될 수 없다.”며 교육부의 태도 변화를 강조했다.

윤 교사는 부분적인 본고사 허용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2008학년도부터 대학들이 논술과 면접 등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결국 사교육의 비중 강화 등 지금의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면서 “본고사를 일부 허용하되 국·영·수 중심이 아닌 대학의 모집단위나 학과별로 전공 관련 과목 수를 제한해 다양한 학과 시험을 치르게 한다면 사교육도 줄이고 학교교육 안에서 충분히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학측에서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성균관대 현선해 입학처장은 “공부만 잘해서 대학에 들어오려는 것도 문제지만, 공부도 하지 않으면서 대학에 들어오려는 것은 더욱 심각하다.”면서 “대학은 제한된 자율성 내에서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주입식 공부가 아니라 학문탐구와 창의력 계발의 공부에 중점을 둔 전형제도 개발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2005-06-11 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