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번쯤은 어릴적 ‘콩쥐팥쥐’나 ‘심청전’ 이야기를 들으며 눈을 반짝이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황당한 허구일망정, 선한 주인공이 온갖 고난을 딛고, 마법의 도움까지 받으며 화려하게 해피엔딩을 장식하는 모습은 통쾌하기까지 했다. 두 이야기는 전형적인 ‘신데렐라’ 이야기 유형으로 분류된다.‘신데렐라’ 이야기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유럽, 중국, 러시아, 인도 등 유라시아 대륙 전체에 퍼져 있다. 수집된 판본만 1000종가량 된다. 서울대 서양사학과 주경철 교수의 ‘신데렐라 천년의 여행’(산처럼 펴냄)은 이처럼 각 사회의 독특한 환경에 따라 특이한 색깔을 띤 채 전해온 신데렐라 이야기의 기원과 진실을 찾아 역사·사회·신화·문화적 분석을 시도한 책이다. 처음에 내면 성숙을 위한 동화적 기능이 있었던 신데렐라 이야기의 의미들이 디즈니사의 만화영화에 의해 축소되고, 신분상승 스토리로 굳어져 버렸다든가, 신데렐라가 인간세계와 저승세계 사이를 오가는 중간매개자로서 원래 무당이었을 것이라는 등 다양한 분석과 주장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책 후반부엔 신데렐라 이야기 중 흥미로운 것 14편을 골라 번역 수록했다.1만 2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2005-06-0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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