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發 집값상승 ‘판도라상자’
수정 2005-05-30 07:32
입력 2005-05-30 00:00
이같은 현상은 주택의 실제 가치가 반영된 것이 아니라 판교신도시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게다가 상승세도 호가에 집중된 데다 오르는 지역도 한정돼 있다. 이같은 추세가 계속되면 시장 왜곡으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이 생길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분당·용인 여전히 강세
판교발 ‘집값 불똥’은 가장 먼저 분당으로 튀었다. 판교의 전용면적 25.7평 초과 채권입찰제아파트의 분양가가 평당 2000만원을 웃돌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분당의 중대형 아파트 가격이 뛰었다.
정부는 ‘2·17대책’을 통해 판교는 11월에 아파트를 일괄 분양하고, 전용면적 25.7평 초과 아파트의 채권·가격병행입찰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중대형 아파트 분양가를 평당 1500만원대, 분양가상한제아파트(전용 25.7평 이하)는 900만∼1000만원대로 각각 묶겠다는 것이다.
이 대책에 힘입어 강남·분당의 집값은 어느 정도 잡았다. 그런데 문제는 집값 상승세가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곳이 용인. 판교 아파트 분양가를 기준으로 용인의 기존아파트 가격과 분양가가 뛰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 지역은 여전히 집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분당은 지난 한달 동안 2.98%나 올랐다. 용인은 지난주(5월23일∼28일)에만 무려 0.94% 뛰었다.
●평촌까지 영향권
판교발 집값 상승세는 최근에는 평촌으로 옮겨 붙었다. 평촌은 판교에서 서쪽으로 10㎞ 남짓 떨어져 있다.57번 지방도로나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자동차로 10여분이면 닿을 수 있다.
평촌은 연초까지만 해도 집값상승 무풍지대였다.
그러나 지난달 중순 이후 중대형 평형을 중심으로 집값이 뜀박질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평촌의 월별 집값 변동률은 1월 -0.24%,2월 0.37%,3월 0.66%였다. 그러나 4월에는 1.58%,5월 1.80% 등으로 가파른 상승세로 돌아섰다.
특히 중대형평형 위주로 단지가 구성된 범계동 목련마을, 귀인동 꿈마을, 갈산동 샘마을에는 한 달여 만에 1억원 안팎 오른 곳이 적지 않다. 목련마을 두산아파트 48평형은 4월 초 6억원에 못 미쳤지만 지금은 호가가 7억원을 넘어섰다.
일각에서는 평촌의 집값 상승이 판교 탓으로 돌리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도 있다. 인근 의왕시의 재건축단지 이주 수요가 맞물려 집값이 오른 측면이 강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왕시 재건축 영향을 감안하더라도 평촌의 집값 상승에는 판교가 한몫을 했다고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분석한다.
판교에서 비롯된 집값 상승의 특징은 거래 없이 호가 중심으로 가격이 오른다는 점이다. 조그만 호재가 있으면 이를 부풀리는 중개업소들의 입김이 작용한 탓이다. 호가 중심의 상승세는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을 수 없도록 하는 등 시장을 왜곡시키게 된다.
일각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제기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9일 보고서를 통해 “특정 선호 지역의 수급 불균형에 따른 주택가격 급등 현상은 전체적인 수요부진으로 이어져 결국 거래가 극도로 부진한 스태그플레이션 성격의 침체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2005-05-3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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