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인사이드] 경영일선 물러나는 ‘포니 정’
수정 2005-05-20 07:42
입력 2005-05-20 00:00
정세영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은 지난 18일 보유지분 542만 5000주(7.2%)를 외아들인 정몽규 회장을 비롯, 큰 사위와 막내딸에게 넘기면서 기업 상속을 마쳤다. 이로써 현대산업개발은 명실상부한 정몽규 회장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정 명예회장은 1999년 현대자동차에서 현대산업개발로 배를 갈아탈 때부터 명예회장으로 물러앉고 경영 바통은 정 회장에게 물려줬다. 그러나 지금까지 최대 주주로서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면서 덩치가 큰 프로젝트나 신규 진출 사업은 정 명예회장이 일일이 챙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이번 주식 처분을 계기로 정 명예회장이 사실상 재계에서 발을 뺀 것으로 해석하는 사람이 많다.
주식 처분은 현산 경영권 확보도 고려한 것 같다. 큰 딸 숙영씨의 몫을 사위인 노경수씨에게 물려줬다. 노씨는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노신영 전 총리의 아들이다. 재계에 발을 담그지 않고 있어 사실상 딸에게 물려준 것이나 다름없다. 작은 딸에게는 유경씨 이름으로 물려줬다. 작은 사위 김종엽씨는 김석성 전 전방 회장의 아들이며 현재 전방 경영에 관여하고 있는 재계 인물이다.
그러나 정 명예회장의 주식 처분을 놓고 재계의 해석은 분분하다. 정 명예회장이 혹시 건강에 이상이 생겨 보유 주식을 서둘러 넘긴 것 아니냐는 시각과, 정 명예회장은 이미 1999년 정 회장에게 경영권을 승계했다고 보는 견해다. 하지만 재계는 건강상 이유라기 보다는 6년 사이 현대산업개발이 정상 궤도에 올라섰을 뿐 아니라 정 회장에게 경영을 모두 맡겨도 되겠다고 판단해 적절한 시기에 경영권을 물려줬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현산측은 주식 처분을 정 명예회장의 건강과 연결시키려는 재계 일각의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현산 관계자는 정 명예회장이 2000년 폐암진단을 받은 뒤 곧바로 치료했으며, 현재 건강한 상태라고 말했다. 최근에도 거의 매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옥으로 출근, 사장단과 돌아가며 점심 식사를 하고 재계 지인들을 만날 때도 사옥을 이용한다고 전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2005-05-20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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