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홍준표 의원 포퓰리즘 지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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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5-05-19 07:51
입력 2005-05-19 00:00
단기적으로 어떤 정책이 일반대중에게 인기를 끌지는 쉽게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부작용이 없도록 큰 틀에서 조정하고, 절제해야 하는 게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덕목이다. 참여정부를 포퓰리즘 정권이라고 비판해온 한나라당에 소속된 홍준표 의원이 국적법개정안을 둘러싸고 표출하는 일련의 행태는 인기영합주의의 전형이라고 본다. 당장은 박수를 받고 있으나 넓게, 멀리 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홍 의원의 처음 문제의식은 옳았다. 사회지도층 자식들이 병역의무 회피를 목적으로 국적을 버리는 행위를 규제하기 위한 국적법개정안은 나름의 타당성이 있었다. 법개정안 시행에 앞서 국적포기자가 급증한 현상을 비판한 것도 당연한 지적이었다. 하지만 거기서 멈췄어야 했다. 홍 의원은 병역의무 불이행 국적포기자에 대해 국내대학 입학을 금지하고 재외동포 권리를 박탈하는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감정이 개입된 규제는 세계화·국제화라는 역사의 흐름에 역행하는 결과를 낳는다.

특히 홍 의원은 아들의 국적을 포기한 공직자 명단을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사생활 침해를 들어 소속과 성만을 밝힌 자료를 넘겨 주었다. 홍 의원은 법무부 장관을 고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이들을 공직에서 배제하라고 다시 촉구하고 나섰다. 공직자의 경우 아무리 절차가 적법했어도 ‘노블레스 오블리주’ 차원에서 그냥 넘길 수 없다. 내부통보 절차에 따라 적절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들의 신상을 낱낱이 공개해 인민재판식 창피를 주겠다는 발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설령 성범죄자라도 구체적 신상공개는 인권 침해의 소지가 있다는 목소리를 홍 의원은 되새겨 보기 바란다.
2005-05-1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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