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크 국경 탈출행렬에도 발포
수정 2005-05-17 07:31
입력 2005-05-17 00:00
16일 현지 인권단체 책임자인 사이드자혼 자이내비트디노프는 “지난 14일 파흐타바드에서 군인들이 200여명의 시위대를 사살했다.”고 AP통신에 밝혔다. 파흐타바드는 안디잔에서 북동쪽으로 30㎞ 떨어진 도시다. 그는 “군대에 의한 학살이 자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안디잔에는 제15학교에 500여구의 시신이 있고, 근처 대학교에도 100여구가 놓여 있어 사망자는 600명이 넘는다고 다른 비정부기구 관계자가 AFP통신에 알려왔다. 전면적인 보도통제로 이들 주장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사실로 밝혀질 경우 지난 13일 이후 우즈베크 사태의 희생자는 800명을 넘어서게 된다.
우즈베크 내무부는 지금까지 70여명이 사망하고 2000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금까지 나온 공식발표 가운데 사상자 규모가 가장 큰 것이다. 안디잔에는 여전히 팽팽한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주말에 이어 16일에도 총성이 들려왔고,15일 무장세력과 군대가 교전을 벌였다고 한 목격자가 전했다.
키르기스스탄과의 국경지역은 혼란상태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시민의 말을 인용, 군인들이 탈출행렬을 향해 몇 차례 발포했다고 보도했다.
테셰크토시에서는 15일 군인과 시민 11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카라수에서는 1500명이 모여 반정부 집회를 여는가 하면 밤새 총성이 들리는 등 “극도로 긴장된 상황”이라고 키르기스 수도 비슈케크의 한 외교관이 전했다. 코라수프는 시위대가 시청과 경찰서 등을 장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경지역으로 몰려든 우즈베크 시민 가운데 900여명이 키르기스로 넘어가 임시수용소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에서는 그동안 가려져 있던 우즈베키스탄의 참상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안디잔 시위 현장에 있던 10대 후반의 소년은 “아이들과 여성을 포함한 시민들은 군대가 들이닥치자 총을 쏘지 말라고 애원했다.”면서 “하지만 군인들은 토끼사냥을 하듯 무차별적으로 총을 난사했다.”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하루가 지난 뒤 군인들은 거리에 흩어져 있는 시신들을 옮기기 시작했다 . 한 사업가는 “아직 목숨이 붙어 있던 몇몇 부상자들은 도망치려 했지만 부상자 확인사살을 전담하던 3,4명의 군인들이 이들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방송은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무장한 채 시신들을 트럭에 싣고 있는 안디잔의 모습을 방영했다.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은 15일 우즈베크에서 명백한 인권남용 사태가 일어났다고 비난한 뒤 국제적십자와 국제감시단 파견을 허용하라고 우즈베크 정부에 촉구했다.
장택동기자 외신 taecks@seoul.co.kr
2005-05-1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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