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총장선출 ‘한지붕 갈등’
수정 2005-05-17 07:31
입력 2005-05-17 00:00
이사회가 이전과 달리 교수들의 의견을 묻지 않고 추천위원회의 결정만으로 총장을 뽑기로 한 데 대해 교수와 학생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서다. 서강대는 지난 2월 입시부정 사건으로 유장선씨가 물러난 뒤 총장 자리가 비어 있다.
●교수협과 학생회, 총장 검증참여 요구
이 대학 교수협의회는 총장선출 방식 확정을 위한 이사회를 하루 앞둔 16일 ▲총장선출 규정을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총추위)가 아닌 독립적 기구에서 정하고 ▲선출 과정에 교수단의 검증절차를 추가할 것 등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또 ▲여교수와 학생대표 및 단과대 교수 수를 반영해 총추위원을 늘리고 ▲간선제 선거인단의 중립성을 위해 총추위원의 보직 참여를 제한할 것 등도 요구했다. 임상우 교수협의회장은 “총장은 전체 교수의 대표성을 갖는 만큼 간선이라도 좋으니 후보자를 교수협이 검증할 수 있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총학생회도 ‘우찾사(우리의 권리를 찾는 사람들)’라는 이름으로 교내 곳곳에 플래카드를 내걸고 총추위에 학생 대표의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총학생회측은 “지난주 학생대상 설문조사를 한 결과,70%가량이 총추위에 학생대표 4∼8명 정도를 참여시킬 것을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총학생회는 19일에는 민주적 총장선출을 위한 교내행사도 가질 계획이어서 학교측과 충돌도 예상된다.
●첫 일반인 총장 선출, 난산 예고
교수와 학생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이사회가 입시부정의 악몽을 씻어내기 위해 예수회 소속 신부에게만 자격이 주어졌던 총장직을 외부인에게도 개방키로 하면서 처음으로 총추위 방식을 택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사회는 교수 15명(여교수 1명), 예수회 소속 신부 4명, 직원 4명, 동문 4명, 사회인사 2명 등 총 29명으로 총추위를 구성하고 여기서 추천한 후보 3명 중 1명을 택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 방식은 과거 총장 선출 때 거쳤던 교수협의회의 검증 과정을 생략했다.
서정호 서강대 이사는 “이런 식으로 모두 자신의 권리만 주장한다면 총장 선출 자체가 불가능해진다.”면서 “교수, 직원, 신부 등 자율적으로 선출된 총추위원들이 객관적으로 후보를 선출해 줄 것을 믿는다.”고 방식을 바꿀 뜻이 없음을 밝혔다.
17일 이사회는 교수들의 검증을 요구하며 참여를 거부한 사회과학대와 문과대 교수 총추위원 4명이 빠진 상태에서 총장선출 방안을 의결할 예정이지만 교수·학생의 반발이 심해 예정대로 총장을 뽑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서강대는 이달 4일 최창섭 총장 직무대행마저 총장선출 관련 학내 갈등에 책임지고 사퇴하는 등 총장의 업무공백이 4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2005-05-1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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