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화가 김홍도의 그림일생 한눈에
수정 2005-05-16 07:17
입력 2005-05-16 00:00
한국민족미술연구소의 최완수 연구실장이 바라본 김홍도의 예술 세계다. 그는 단원 김홍도의 서거 200주기를 맞아 간송미술관이 마련한 ‘단원대전’의 기획자이다.
당시 중국에서는 중국 문화권에 속해 있던 조선시대 단원의 그림을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기괴한’작품으로 봤다. 그렇게 그는 우리의 ‘자존심’을 그림으로 살려낸 인물이다. 단원은 우리 고유 화풍을 그리기 시작한 겸재 정선의 충실한 계승자로서 그 역할을 다했던 것이다.
화원에서 활동한 궁중화가였던 그는 정조의 총애를 한몸에 받은 행운아다. 어린 나이에 궁중에 들어간 단원은 그의 나이 11세때 영조 세손이던 정조의 초상화를 그렸다는 기록이 있다.
그런 인연 덕분인지 정조에게 일본의 지도를 그려 바치기도 했고, 정조의 명으로 수원 용주사 ‘삼세여래불탱화’를 그렸다. 정조가 억울하게 죽은 아버지 사도세자의 명복을 빌기 위해 세운 용주사에서 펴낸 ‘부모은중경’의 삽화를 그린 이도 바로 단원이다.
학예에 뛰어났던 정조 자신이 그림을 직접 그릴 정도로 그림에 관심이 많다 보니 재주 많은 단원을 아낄 수밖에 없었다. 단원은 다른 이들과 달리 산수, 인물, 사군자, 화조 등 모든 분야에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났기 때문.
하지만 그는 ‘제도권’ 화가로서의 한계를 보이기도 했다.
임금의 눈높이에 맞추다 보니 자연 절제된 선과 구도를 벗어나기 어려웠다는 평이다. 그러다 보니 그의 그림은 당대 비슷한 나이의 신윤복의 화풍과 곧잘 비교된다.
권력과 멀리 있던 신윤복은 단원에 비해 자유로운 생활을 하다 보니 자유분방하고 호방한 그림을 그렸다. 한량과 기생의 애정 등을 묘사한 풍속도에서는 ‘모범생’ 단원의 상상을 초월하는 내용을 담아 냈다.
29일까지 열리는 이번 ‘단원대전’에서는 이같은 단원의 일생을 되짚어 볼 수 있는 작품 120여점이 망라돼 있다.
특히 정조로부터 특별 대접을 받은 탓에 자신의 신분을 사대부로 착각한 단원의 정신 세계가 드러난 ‘소림야수’‘한산설정’등은 처음 선보이는 작품들이다. 스산한 산옆 눈 덮인 정자를 그린 그의 그림을 들여다보면 양반과 중인사이를 오간 단원 자신의 괴리감이 느껴지기도 한다.(02)762-0442.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2005-05-1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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