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 Wedding] 도남선(29·STX Pan Ocean) 김명희(27·금성백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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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5-05-05 00:00
입력 2005-05-05 00:00
대전에서 조그마한 식당을 운영하고 있을 때인 지난 2003년 4월 5일. 나무를 심는 식목일에 내 마음에 사랑을 심은 순수한 새싹같은 여자를 만났다. 봉사단체의 회장을 맡고 있던 그녀는 나에게 과분한 존재로 느껴졌으며 처음 본 순간 난 잠시 ‘춘몽’을 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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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처럼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고 퉁명스럽게 시비를 걸며 차츰 말문을 연 그녀에게 조심스럽게 다가섰다. 헤어질 때쯤 그녀에게 내일 혼자 올 수 있는지 수줍게 묻자 “오면 잘 해줄거예요?”라고 농담조로 받아준다. 그 한마디에 사랑의 꽃이 피고 그 후로 나와 그녀가 아닌 우리가 되었다.

나이는 제법 있었지만 ‘깨끗하다.’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순수한 그녀를 만난 뒤에는 정말 세상이 다 내 것이 돼 가는 듯했다. 하지만 경기가 침체되기 시작하면서 결국 가게를 닫게 되는 안 좋은 일이 생겼다. 그녀를 만난 첫 해에 사업 실패로 인해 많이 힘들어 할 때 그녀는 내 옆에서 날 향해 웃어주며 내게 힘을 주었다.

취업난이 더욱 심해진 그 때, 조금은 힘이 들지도 모르겠지만 해양대학교를 나온 전공을 살려 항해사를 다시 하기로 했다. 배를 타는 직업도 예전보다 많이 좋아져 9개월 일하면 3개월을 쉬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9개월을 떨어져 지내라고 해도 사랑이 지속될까하는 걱정도 들었다. 많은 고민 끝에 “오빠 배 타러 갈게.”라는 힘든 말을 꺼냈다. 내 가슴은 두근반 세근반 계속 그녀의 답을 기다리고 있는데 “잘 갔다 와.”라며 예상외로 반겨주는 것이었다. 뒤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녀는 선상 생활을 잘 몰랐기 때문에 그렇게 쉬운 결정을 했다고 한다. 그녀는 “전화하면 꼭 받아야 돼.”라고 다짐을 받았는데 태평양 한 가운데서 휴대전화를 들고 서 있는 내 모습을 상상하니 절로 웃음이 나왔다.

내가 승선하는 배는 케미컬 탱커라고 불리는 유조선이다. 운항 코스는 동남아∼미국으로, 한국에는 두달반 만에 한 번씩 들어오며 3∼4일 머물다가 다시 바다를 향해 떠난다.

그녀는 내가 한국 땅을 밟는 날이면 지방이 멀다 않고 찾아와 하루를 같이 보내며 밀렸던 얘기 보따리를 풀었다. 풀어 놓은 이야기만큼이나 우리의 사랑은 쌓여 갔고 결국 결혼에 이르게 되었다.

결혼 준비를 하면서 항해사라는 나의 직업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양가 부모님이 처음 인사를 드리는 상견례도 내가 승선하는 배로 초청해서 치르고 5월 8일 어버이 날을 우리가 또 하나의 가족으로 탄생하는 날로 잡았다.

장기간의 승선을 마치고 3월말에 귀국한 나는 밀렸던 결혼 준비를 하나 하나 챙기면서 가장 중요한 ‘절차’를 빼먹은 것을 발견했다. 그건 남자들이 제일 무관심해 한다는 프러포즈. 어렸을 적부터 고민하던 프러포즈를 오늘까지 못하게 되었는데 지면을 빌려 이말을 해주고 싶다. 항상 나와 함께 해준 너를 사랑한다고.5월 8일 12시가 되면 대전 유성호텔에서 세상의 가장 아름다운 신부와 멋진 신랑이 하나되는 순간이 온다. 나는 살기 좋은 집처럼 포근한 남편이 될 것을 약속하고, 그녀는 몸에 맞는 옷처럼 편안한 아내가 될 것을 약속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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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05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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