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징용자 유골’ 조사] “한·일정부 성의있는 대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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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5-05-05 07:03
입력 2005-05-05 00:00
“강제동원의 ‘총알받이’로 내몰렸던 희생자들의 뼛가루만이라도 고향땅에 묻어야지요.”

4일 한·일 양국 정부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유골실태 조사에 나선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태평양전쟁 한국인 희생자유족회’ 김경석(80·강원 춘천시 동래면) 회장은 집 근처 학곡리에 있는 납골당으로 향했다. 이곳은 10년 전 김 회장이 사재를 털어 한국인 피해자들의 유골 513위를 모셔둔 곳이다.

김 회장은 1991년 9월30일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일본강관’을 상대로 전후보상소송을 제기했다. 일본강관은 당시 전체 직원 5만여명 가운데 한국인도 1000여명에 이르는 큰 규모의 회사였다고 한다. 일본지방법원에서는 패소하고 소송을 제기한지 7년째 되던 해 도쿄고등법원의 항고심을 앞두고 회사측이 사죄와 함께 화해를 요청했다고 한다. 화해금으로 받은 440만엔과 귀향 뒤 모은 돈을 합한 2억여원을 납골당을 만드는 데 쏟아부었다.

김 회장은 “작은 절도사건도 꼼꼼히 조사해 책임을 가리는 한국 수사당국이 하물며 외국에 끌려가 고통을 겪었던 피해 국민들의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된다.”면서 “일본도 유골문제가 해결돼야 전후 책임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똑똑히 기억해야 한다.”며 양국 정부의 성의있는 대책마련을 호소했다. 김 회장은 오는 27일 회원들과 함께 서울 태평로 삼성그룹 본사 앞에서 일본 최대의 전범기업으로 알려진 ‘후지코시’(不二越)사와의 거래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2005-05-05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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