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간화선’ 지침서 나왔다
수정 2005-05-04 06:49
입력 2005-05-04 00:00
조계종은 3일 오전 서울 견지동 조계사 대웅전에서 간화선 수행지침서인 ‘간화선’(조계종교육원刊 1만 5000원) 편찬을 기념한 봉정법회를 열었다. 산중에 갇혀 수행에 전념하는 선원에서 스승과 제자 사이에 구두로만 전해져온 간화선 수행법이 체계적으로 정리, 활자화된 것은 조계종 사상 처음이다.
고려 후기 중국으로부터 들어온 간화선은 부처님과 같은 큰 스님들이 제자들에게 화두(話頭)를 근거로 수행에 정진, 깨달음을 얻어 실천하도록 가르친 수행법. 말과 문자로만이 아니라 실행을 중시함으로써 종단의 근간이 되는 수행법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선원마다 간화선을 문서화하는 것을 금기시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기록되지 못하다가 불교 수행에 대한 대중의 욕구가 높아지면서 간화선의 문서화가 논의되기 시작했다. 다른 수행법보다 깨달음으로 가는 지름길이자 정법인 간화선을 널리 알림으로써 선원의 대중화를 앞당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 2002년 8월 총무원 기획실과 교육원 불학연구소가 선원장 스님들을 설득, 편찬에 착수했다.1년간 논의 끝에 2003년 8월 전국선원수좌회가 ‘간화선 수행지침서 편찬위원회’를 발족, 불학연구소와 공동으로 10여 차례에 걸친 편찬회의를 거듭한 결과 약 3년 만에 결실을 보게 됐다.
지침서는 간화선의 기초수행 등을 담은 ‘기초단계’와 화두의 참구, 병통의 극복, 일상생활에서의 화두 참구법 등이 실린 ‘실참단계’, 점검과 인가 등을 기술한 ‘깨달음의 세계’ 등 크게 3부로 구성됐다. 불교사에서 처음으로 고우·무여·혜국·설우·의정 등 대표적인 선원장 스님들이 한자리에 모여 논의, 집필한 점도 주목된다. 불학연구소 관계자는 “화두를 공부하는 수행자는 물론, 수행을 하고 싶어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주저했던 재가불자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조계종은 간화선 대중화를 위한 지도자 양성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며, 홈페이지에 간화선에 대한 각종 정보를 담은 코너도 만들기로 했다. 또 간화선의 정통성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내년 중 중국어·일본어 등으로 번역, 국제적인 전문사이트를 운영하는 등 간화선의 세계화도 꾀할 계획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2005-05-0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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