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릿수 환율… 시장은 ‘담담’
수정 2005-04-26 07:26
입력 2005-04-26 00:00
환율 1000원대가 무너진 25일 시장 전문가들은 환율 세 자릿수를 담담히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외환당국도 장 초반부터 900원대로 내려앉아서인지,1000원대로 끌어올리려는 의도를 보이지 않았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환율 세 자릿수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는 게 시장 주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대외변수가 분명해졌다
원·달러 하락세는 미국의 달러 약세 정책과 맞물려 있다. 한때 엔·달러 환율이 108엔대로 올라서면서 미국이 달러 강세로 돌아서려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재정·무역 쌍둥이 적자를 해소하기에는 달러 강세가 무리라는 시각이 나오면서 상황은 크게 바뀌고 있다. 이와 맞물려 엔·달러 환율도 108엔대에서 105엔대로 떨어졌고, 곧 100엔대로 주저앉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다 중국의 위안화 절상 가능성도 달러 약세에 무게를 싣고 있다. 쉽사리 절상하지는 않겠지만, 중국의 발언 자체만으로도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관측이다.
●속도가 문제다
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은 올라가기보다는 내려갈 가능성이 분명해 보이지만, 가파르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 ‘달러 약세’에 대해 내성이 생겼다고 한다. 우리은행 이민재 자금팀 부부장은 “1000원대가 붕괴될 때 시장은 전혀 동요하거나 흥분하지 않았다.”면서 “정부도 환율을 적정한 수준에서 지켜줄 수단이 없는 것으로 시장이 판단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역외시장에서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는 하락 속도가 가파른 것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구길모 차장은 “달러 공급 우위의 구조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 하락은 불가피하다.”면서 “당분간 지지부진한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엔·달러 환율이 100엔대에서 어떻게 될 것이냐가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핵 문제도 변수
북한이 원자로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어 한국에 투자한 외국인 투자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핵 문제가 지속될 경우 해외자본이 한국을 떠나는 등 외환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2005-04-2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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