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면 맞는 ‘오일게이트’] SK등 왜 끌어들이려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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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5-04-20 08:06
입력 2005-04-20 00:00
19일 본보가 단독 입수한 철도공사(옛 철도청) 내부 문건에는 러시아 유전사업 추진 및 운영계획이 상세히 담겨 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유전사업을 주관하던 코리아크루드오일(KCO)에 다른 공기업과 민간기업을 끌어들여 민·관 석유회사로 만들려 했다는 점이다.

이 문건이 철도청 간부들에게 회람된 지난해 9월 30일 회의에서는 외부 전문경영인을 영입, 자금유치 등을 맡겨야한다는 보고 내용이 들어있다.KCO 지분 5%를 보유, 사실상 전문경영인으로 볼 수 없던 허문석씨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허씨는 같은 달 16일 KCO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한전 등 3곳 투자유치 시도

문건에 따르면 KCO 지분 65%를 석유공사, 한전,SK 3개 회사에 넘기는 것으로 돼 있다. 석유공사와 SK는 이미 2003년 쿡에너지 대표 권광진씨의 사업참여 제의를 ‘사업성이 부족하다.’며 거절한 바 있어 또 다시 투자를 제의했을때 동의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였다. 하지만 철도청은 허씨로 보이는 ‘외부 전문가’를 통해 이들 기업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철도청은 하이앤드 대표 전대월씨와 권씨 등이 보유하고 있던 KCO의 지분을 120억원에 매입하기로 계약하기 하루 전 이같은 주주구성 변경 계획을 확정했다. 하지만 한국석유공사를 대한석유공사로 잘못 적는 등의 허점도 보인다.

석유개발전문회사 설립 확신 왜?

유전사업을 주도한 철도청 사업개발본부는 이날 회의에서 투자계획별 3개의 비교분석안(案)중 실리추구 형태인 ‘제3안’이 가장 합리적인 추진방안이라고 보고했다. 정부가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석유개발전문회사 등의 투자를 이끌어 내 이 업체와 KCO가 정유공장을 공동 운영하는 방안이다.

여기서 필수적인 것은 석유개발 전문회사가 실제 설립돼야 한다는 점이다. 사업개발본부는 “산업자원부 및 국회 산자위를 중심으로 기존 석유공사의 개발 업무를 독립시켜 30억∼50억달러 규모의 석유개발전문회사 신설을 추진중”이라며 지난해 8월 산자부 자원정책실이 작성한 보고서를 첨부했다. 이 보고서에는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자원개발 추진을 위해 국제경쟁력을 갖춘 ‘자원개발 전문기업’을 설립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기업 형태 등이 제시돼 있다. 허씨를 전씨에게 소개한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에너지 종합대책을 담은 정책자료집을 발간했는데 여기서 이 의원도 국제적 규모의 대형 석유개발회사 설립 필요성을 제안했었다.



사업개발본부는 또 문건에서 석유공사의 유전개발 사업이 투기성이 높은 곳에만 투자하는 폐단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경영진의 개혁이 불가피하다는 ‘월권적’ 분석도 내놓아 주목된다. 석유공사의 개혁을 이끌어낼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인사에게 보고하는 형식을 띠고 있는 점에서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2005-04-2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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