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영유권분쟁 한달] 진정국면 들어간 ‘反日 감정’
수정 2005-04-16 10:00
입력 2005-04-16 00:00
‘독도 사태’가 촉발되자 경북도가 시마네현과 관계단절을 선언하는 등 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일본과 교류를 중단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제는 즉각적이고 감정적으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신중하고 냉정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일감정과 현실이 혼재
한·일 자치도시간 민간교류는 상당부분 냉각됐다.15일 한국지방자치단체 국제화재단에 따르면 일본 도시와 자매결연한 국내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 81곳 가운데 절반 가까운 40곳에서 교류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자매결연을 파기한 곳은 경북도와 대전 2곳이다. 그러나 시마네현 오다시와의 자매결연 철회를 선언한 대전시는 아직 시의회 의결 등이 이뤄지지 않아 실제 자매결연 파기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교류중단을 선언한 곳은 9곳이다. 다케시마의 날 조례가 제정된 다음날인 지난달 17일 경기도 이천시가 교류중단을 선언한데 이어 강원도와 횡성군, 전남 고흥군 등이 뒤를 이었다. 울산시, 전북도, 서산시 등 9곳은 교류를 맺은 일본 지자체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이같은 자치단체의 대일 교류중단과 항의 선언은 지난달 25일까지 10일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계속됐다. 청주시와 보은군은 일본측에 입장표명을 요구했다. 일본과의 행사를 취소한 곳은 4곳이며, 항의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곳은 14곳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자매결연 파기, 행사취소 등 실제로 교류중단이 행동으로 이어진 곳은 15곳이며 항의조치 검토, 입장표명요구 등 25곳은 압박하는 수준이어서 교류중단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경북 영천시의 경우 아오모리현 구로이시시와의 자매결연 파기문제를 3월말 열린 임시회 안건으로 상정키로 했으나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상정을 포기하고 대일 비난성명만 채택했다. 경기도 의정부시는 3월로 예정됐던 ‘한·일 우호도시 친선교환경기 사전협의회’를 무기 연기했다. 경북 김천시는 이시카와현 나나오시와 자매결연 30주년을 맞아 교류를 더욱 확대하기 위해 5월과 7월 양 지역을 오가며 갖기로 한 기념행사를 보류했다.
●교류중단 역풍도
한발 앞서 대응조치를 취한 지자체는 역풍을 맞고 있다. 시마네현과 자매결연을 파기한 경북도는 곤혹스럽다. 오는 5월 경북 포항에서 있을 동북아 자치단체연합(NEAR)사무국 개소식에 시마네현을 초청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것.40개 회원 지자체가 참석하는 행사에 유독 시마네현만 초청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경북도의 입장이나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경북 경주시는 피해를 입은 경우다. 지난달 26일부터 31일까지 열린 ‘2005 한국의 술과 떡축제’에 일본 나라현 나라시와 후쿠이현 오바마시 등의 떡제조 전문가 20여명을 초청키로 했으나 들끓는 여론에 밀려 초청을 포기했다. 결국 행사장에 일본 떡 부스 2곳이 설치되지 않아 대회규모가 상당히 축소될 수밖에 없었다.
일부 광역의회와 기초의회의 ‘이에는 이’ 대응방식도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울산시의회가 지난달 17일 일본에 대마도 반환을 요구하고 나섰으며 이를 경남 마산시의회가 ’대마도의 날’ 조례제정으로 업그레이드시켰다. 조례제정 직후 마산시의회 사무국에는 업무를 보지 못할 정도로 격려전화가 쏟아졌고 네티즌들의 반응도 가히 폭발적이었다. 그러나 정부가 신중한 처신을 해줄 것을 요구하면서 입장이 난처해졌다.
●전문가들 “감정적 대응은 역효과”
그러나 감정적인 대응은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화경(58)영남대 독도문제연구소장은 “일본의 속셈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도 일본과의 교류관계를 전면 중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임경호(51) 대구상공회의소 조사부장은 “일본의 만행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되 챙길 것은 챙겨야 한다.”면서 “지자체들의 교류중단이 경제전반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2005-04-1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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