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회생 ‘대수술’
수정 2005-03-23 00:00
입력 2005-03-23 00:00
이들 그룹의 공통 분모는 ‘맨살을 도려내는 구조조정’으로 현재 제2의 중흥기를 열고 있다는 점이다. 한때 추락했던 재계 순위도 예전으로 회복된 데다 강력한 ‘성장 엔진’까지 탑재했다.“5년간 살림을 줄이는 과정은 고통 그 자체였다. 그룹의 모기업마저 떠나 보내는 심정을 누가 알겠는가. 그러나 우리는 살기 위해 (도마뱀)꼬리가 아닌 팔, 다리를 자르면서 버텼다. 그리고 이제야 새살이 돋았다.”는 게 험난하고 고통스러웠던 구조조정을 마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의 고백이다.
코오롱이 이들 그룹을 뒤따르고 있다. 이를 위해 뜯고, 자르고, 팔고, 합치는 ‘대수술’에 들어갔다.
땜질 처방으로는 생존이 불투명하다고 판단한 이웅열 회장의 승부수다. 첫단추는 잘 꿰었다는 평이다. 그러나 코오롱이 이들 그룹처럼 재기의 기틀을 마련할지, 아니면 ‘날개 없는 추락’으로 이어질지는 올해가 가장 중요하다는 진단이다. 이 회장 말대로 ‘턴어라운드 2005’가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코오롱의 상징도 판다.”
22일 코오롱에 따르면 매각 대상에는 우정힐스CC 등 골프장 2곳과 과천 본사 별관이 포함돼 있다. 우정힐스CC는 오너가(家)의 상징과 같은 골프장이다. 이 회장의 부친인 이동찬 명예회장이 자신의 아호(牛汀)로 골프장 이름을 지었을 정도다.
특히 골프장에 조성된 돌, 나무 하나에도 이 명예회장의 손길이 깃든 곳이다. 그만큼 이번 구조조정에 나선 오너가의 결단을 읽을 수 있다.
또 본사 별관도 매각을 추진 중이다. 서울 무교동 시대를 접고 과천으로 옮겨 제2도약을 다졌던 코오롱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한다. 그러나 이 회장은 비업무용 자산을 모두 매각할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은 이에 앞서 주력계열사인 ㈜코오롱의 나일론 및 폴리에스테르 생산설비 일부를 철거했으며,㈜코오롱의 인력을 900여명 줄이는 인적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또 5개 계열사들이 보유했던 하나은행 주식 536만주를 매각해 1343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FnC코오롱도 최근 국민연금관리공단에 자사주 105만 5370주를 65억원에 매각했다.
지난달에는 코오롱마트의 10개 슈퍼마켓을 435억원에 LG유통(현 GS리테일)으로 넘겼다.
시장의 평가도 우호적이다. 코오롱의 자산 매각을 재무구조 개선 이상으로 보고 있다.
코오롱측은 자산 매각 대금을 부채 상환에 사용, 부채비율을 200%로 줄일 계획이다.
●돈 안되는 계열사 정비
코오롱은 계열사 정비에도 나섰다. 이를 위해 지난 21일 비상장 계열사 6곳의 통폐합을 선언했다.
HBC코오롱과 코오롱개발, 코오롱스포렉스, 코오롱마트, 코오롱TTA를 코오롱글로텍으로 합병시켜 화학·제조와 건설, 패션·유통의 3대 사업군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이번 합병은 이 회장이 신년사에서 밝혔던 경영 목표중의 하나로 앞으로 한계사업 철수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30여개에 달했던 계열사 수는 앞으로 20개 미만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관계자는 “올 3·4분기에는 구조조정의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며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코오롱은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2005-03-23 2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