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등대] 김형수 영등포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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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5-03-18 00:00
입력 2005-03-18 00:00
영등포구 김형수(58) 구청장의 머릿 속에는 늘 두 권의 책이 함께 자리잡고 있다. 초등학교 때 아버지로부터 선물받은 에이브러햄 링컨 자서전과 고등학교 때 우연히 접한 심훈의 소설 상록수다.

어렸을 때부터 정치인을 꿈꿨던 김 구청장이 링컨에게 끌린 이유는 간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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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수 영등포구청장
김형수 영등포구청장 김형수 영등포구청장
넉넉치 못한 집안 환경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꿈을 이뤘다는 것이다.

“링컨은 오두막집에서 비에 젖은 책을 읽은 적도 있다는 것을 접했을 때 ‘내 환경이 링컨보다는 낫지 않느냐.’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복한 가정 출신의 조지 워싱턴 책도 같이 선물받았지만 링컨 책이 훨씬 인상적이었죠.”

김 구청장은 이후 링컨의 자서전을 옆에 두면서 삶의 지침서로 삼고 있다.

“링컨은 많은 사람들에게 ‘국민의,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정부’라는 말을 한 정치인으로 유명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부지런하고 정직한 인간 됨됨이에 많이 끌립니다.”

김 구청장이 소개한 링컨의 일화는 이렇다. 상점에서 일을 다끝내고 결산을 해보니 아무리 계산을 해도 6센트가 남았다.

결국 밤늦게 한 손님의 집까지 찾아가 거스름돈을 건네줬다.‘거짓이 잠깐은 통할 수 있지만 영원히 통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김 구청장이 부임하자마자 직원들에게 ‘정직·청렴’을 강조하면서 집무실 벽을 밖에서도 훤히 보이는 유리로 바꿔놓은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다. 직원들 역시 이전의 구청장 3명 모두 비리·허위 신고 등으로 도중하차한 것과 달리 다른 기대를 김 구청장에게 걸고 있다.

김 구청장은 고등학교 때 자신을 두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에버그린 김’이라는 별명을 붙였을 정도로 심훈의 상록수에 푹 빠졌다.

“상록수에서 농촌계몽 운동을 주도한 박동혁·채영신이 온갖 고난과 시련을 꿋꿋이 이기고 의지를 관철시키는 과정이 감명적이었습니다. 이들의 봉사정신 밑에는 개척자 정신과 추진력이 깔려있죠.”

김 구청장은 봉사란 상대방과 주고 받는 것이라고 말한다.

“종교인이 봉사를 하는 것도 본인의 현생을 절대자에게 바치는 대신 내세를 구원받는 것 아닙니까. 구청장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구청장이라는 명예를 얻은 대신 주민을 위해 몸바치겠다는 것은 같으니까요.”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2005-03-1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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