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더 49’-꿈틀대는 불길속 혼자남은 소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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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5-03-18 07:56
입력 2005-03-18 00:00
모든 사람들이 불길을 피해 빠져나올 때 그 안으로 뛰어들어가는 소방관들. 영화 ‘래더 49’(Ladder·25일 개봉)는 불길을 뚫고 사람들을 구해내는 소방관이 주인공이다. 하지만 영웅들의 무용담보단 소방관들의 삶의 내면에 보다 많은 자리를 내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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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래더 49'
영화 '래더 49' 영화 '래더 49'
소방관 잭 모리슨(호아킨 피닉스)은 거대한 화재현장에서 한 시민을 구하다가 건물이 붕괴되는 바람에 혼자 불길 속에 남는다. 시작부터 불길 속 구출현장의 생생함으로 진땀을 빼게 한 영화는, 곧 잭의 과거 속으로 들어가며 긴박한 액션 블록버스터에서 휴먼 드라마로 매무새를 고친다. 잭이 바닥에 누워 죽음과 사투를 벌이는 순간, 섬광처럼 그의 뇌리를 스쳐가는 삶의 풍광이 하나 둘 화면에 펼쳐진다.

소방서에 첫 발을 디딘 후 서장 케네디(존 트래볼타)의 지도아래 동료애를 키워가고, 우연히 슈퍼마켓에서 린다(제이신더 배럿)를 만나 결혼에 이르고, 몇몇 화재현장에서 위기를 넘기며 사람들을 구해내다가 동료들의 죽음을 목격하고, 위험을 두려워하는 가족과 마찰을 빚지만 결국 가족에 대한 사랑의 힘으로 어려움을 극복해내는 잭. 이 평범하지만 특별한 일상들이 불길 속에 갇힌 현재진행형인 잭의 모습과 교차되며 전개된다. 소방관이란 직업을 가진 한 인간에 대한 밀착 탐구처럼 보이는 영화는 그래서 소박한 감동을 낳는다. 동료들간의 진한 우정과 모르는 사람을 위한 희생정신이라는 상투적인 감정들에 동화되는 건, 한 겹 한 겹 정성스럽게 쌓여진 만만찮은 삶의 무게 덕이다. 하지만 인간의 숭고한 본성만을 강조하는 ‘착한’ 영화다보니 새롭게 건져 올릴 만한 의미는 없다.

대부분 실제로 불을 내고 촬영했다는 화재 장면은 그 어떤 화재 영화보다 리얼리티가 살아 있다. 살아 있는 듯 너울대는 불길과 숨을 조여오는 듯한 검은 연기는 그 안에서 활약하고 스러져가는 소방관들의 캐릭터를 보다 생생하게 살려냈다.‘터크 에버래스팅’‘마이 독 스킵’의 제이 러셀 감독 연출.12세 관람가.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2005-03-18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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